어항일지 035

035

by 김어항 AHANC

요즘 자주 생각한다
남는 것과 흐르는 것에 대해
떠난다고 사라지는 건 아닌데
곁에 있다고 영원한 것도 아니다

결국 남는 것도 사람이고
흐르는 것도 사람이다

한때는 내 세계였던 얼굴들이
지금은 다른 물살에 있다

다시는 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할 것 같은
막연한 예감만 남기고

요즘은
내 안의 사람들이
내 주변의 환경이
하나의 경계처럼 느껴진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남았다 떠났다 하는 말은
내가 만든 선일지도 모른다

모든것은 변하고
모르는 새에 천천히 움직이고 있으니까

나는 누구에게 남아 있는 사람일까
또 누구에게는 이미
흘러간 사람이 되었을까

관계는 말없이 형태를 바꾼다

남는다는 건
붙잡는 게 아니라
같은 호흡으로 잠시 머무는 일

오늘에게 조용히 감사한다

흘러간 이름들도
흘러든 이름들도
각자의 수심 속에서
그 자체로 파동을 남겼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