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점은 언젠가는 연결된다.
그래서 점을 열심히 찍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나의 출판투고의 노력도 그랬다.
책을 내겠다고 다짐만했고, 책을 내고 싶다고 말만했지 정작 어떻게 시작하는지를 몰랐다. 솔직히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쉬운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주에 와서 책을 써보겠다고 신청한 글쓰기 수업은 어떤식으로 목차를 쓰고, 기획서를 작성하고 투고를 하는지에 대한 과정을 알려준 시간이었다.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다.
목차는 그냥 휘리릭 쓰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조차도 명확하지 않으니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려 여러번 수정의 수정을 반복했다.
내가 쓰고 싶은 책이 에세이인지,
실용서인지,
만약 쓰고 싶은 책을 정했다고 해도 주제는?
프로휴직러의 퇴직 준비프로젝트가 맞는지,
독서와 글쓰기와 블로그가 맞는지
도서 인플루언서되는 과정을 알려주는 책이 맞는지
계속 중심을 잡지 못하고 왔다갔다 했다.
주변의 출판 투고 성공기가 들리고, 몇 달 동안 기획서를 꼼꼼히 수정의 반복을 거듭해서 바로 연락이 왔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주변을 보며, 이 상황이 꼭 예전 미혼의 내 모습 같았다.
남들은 결혼을 쉽게 잘만하는 것 같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힘든걸까?
그러니까, 이번에는 남들은 쉽게 출판사를 찾아서 책만 잘 내는 것같은데 왜 나는 안될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뒤로 하고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겉으로 보여주기만 했지 '최선을 다한게 맞아?'라며 의심했다. 신나서 글을 쓰고 싶었는데 내 글발은 이 정도밖에 안되는 것 같고 글은 너무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멈추었다.
자신이 없는데 더 이상 출판사에 투고를 하는 게 맞나? 나를 더 익혀보고 무르익으면 그때 다시 도전할까? 80퍼센트까지 써 놓은 글들을 둔다고 해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
꿈지도에 버젓이 가장 이루고 싶은 1순위 꿈이 '베스트셀러작가'라고 해놓고 혼자 '피식' 웃는 격이었다. 일단 이건 불가능할 것같으니 '월천퇴사'로 방향을 선회해서 열심히 돈버는 준비를 해보자.
이런 온갖 생각을 하는 와중에, 진심으로 그곳에서 책을 내고 싶은 출판사가 떠올랐다. 1년 전 페이스북 친구가 된 출판사의 대표님이 떠올랐다.
'이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해보자'
이메일을 가장 정성스럽게 쓰고, 메일 내용에 출판사 대표님과 페이스북 친구라는 것을 강조했다. 바로 다음날 페이스북 메시지가 출판사 대표님으로부터 날아왔다.
"좋은 기획인것같아요. 원고 보고 연락드릴게요"
메시지 내용을 보고 또 봤다.
원고투고를 하고 이렇게 따뜻한 메시지를 받아본적은 처음이다.
출판사의 대표님은 3권의 출판사 책을 보내주셨다. 모두 읽었다. 출판사 책을 읽으면서 하나같이 대단한 사람의 책을 쓰는 출판사가 내 책을 내 줄까? 염려했다. 반면 출판사의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저자의 책을 한뼘한뼘 정성들여 내 준다는 느낌을 받자 욕심이 생겼다.
'정말 이 출판사에서 내 책을 낼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
출판사의 책리뷰를 정성껏 쓰고 세 편을 페이스북 메신저로 보내드렸다. 아직 바뻐서 원고를 읽지 못하셨다며 9월안에는 꼭 읽고 알려주시겠다고 하셨다. 천천히 답변해주셔도 된다고 했다. 실은 원고를 봐 주신다는 말씀만으로도 감사했기 때문이다.
며칠 후 출판사 대표님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새벽에 눈이 떠져 원고를 읽으셨고, 맘에 들어서 연락을 하셨다고 하셨다. 그리고 제주에 가족여행을 가니 계시는 숙소로 찾아오실 수 있겠냐고 제안을 남겨주셨다.
'네??? 저를 만나주시겠다고요??' 속으로 야호!를 외치며 기대반 불안반으로 주말을 보냈다. 오랫동안 만지지 않은 원고를 꺼내보고 수정해야하는데 컴퓨터가 켜지지 않았다. 마음이 무겁기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