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일이 넘치는 출간 후 일기
제주 서쪽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보배책방은 오랫동안 육지에서 출판사 편집일을 하다가 퇴사하고 제주에 내려와 아름다운 책방, 글스테이를 운영하는 보배님이 대표로 계시는 곳이다. 지방의 독립책방은 지역사회의 이웃들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배책방에서는 다양한 독서 모임과 부모 인문학, 북토크같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보배님은 퍼블리온 출판사 대표님과 오래된 직장동료였다. ‘이곳에서 북토크를 하면 좋겠다’라는 나 혼자만의 생각이 출판사 대표님의 인맥 덕분에 실현된 곳이다.
퍼블리온 출판사는 1인 기업이라 편집과 디자인 모두 외주로 진행하는데 첫 만남에서 대표님은 예전 회사에서 편집일을 맡으신 보배책방의 대표를 편집자로 생각하고 계신다고 하셨다. 보배책방의 대표는 우리 이웃과 친한 지인이기도 하기에 내심 속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보배님은 책방일 뿐 아니라 다른 일로도 공사다망하다고 하시며 제안을 거절하셨다고 전해 들었다. 23년 제주 북페어에 출판사 대표님이 당일로 제주에 오셨는데 그때 보배책방을 방문하며 처음 인사를 했다. 보배책방을 한 바퀴 돌아보고 보배님과 이야기를 나누니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알 듯했다. 자기계발서 분야보다는 인문 소설을 주로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하는 분이었다. 이제는 편집이 문제가 아니라 인문서로 가득한 이곳에서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독서의 기록> 북토크가 열릴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했다. 출판사 대표님이 제안하시자 보배님은 흔쾌히 좋다고 하셨다.
<독서의 기록> 출간 후 10건 이상의 북토크 일정을 잡았는데 보배책방 일정은 미지수였다. 약속과 의리 덕분인지 보배책방 대표님이 먼저 구체적으로 날짜를 잡자고 연락하셨다. 8월 말에 보배님은 이탈리아 가족 여행을 떠나야 한다며 바로 전으로 날짜를 잡으며 본인의 생일이라는 걸 어필했다. 당일이 되었고, 나는 보배님의 생일인 걸 까맣게 잊었다. 9월 초 유럽여행을 떠나기 전 마지막 북토크였기에 의미 있게 마무리하고 싶었다. 평소에 즐겨 먹던 치즈 백설기를 주문해서 가져갔더니 내 생일 선물을 준비해온 거냐고 보배님이 활짝 웃으셨다. 차마 생일이신 걸 까먹었다고 말하지 못하고, 마지막 오프라인 북토크를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 떡이라도 준비한 나의 센스를 마음속으로 칭찬했다.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생일축하 노래도 함께 불렀다. 무슨 생일축하 노래냐며 손사래를 치던 보배님께 소중한 추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으신다는 보배님과 책방지기님은 북토크에 참여하기 위해 제주 보배책방을 가득 메운 청중들에 놀라며 지금 신세계에 와 있는 느낌이라고 하셨다. 제주 지인들이 많이 참여해주었다. 특히 <독서의 기록> 첫 번째 오프라인 북토크에 참여하시고, 본인이 운영하는 월간 서점 수민 문화에서 북토크를 열어주신 ‘행복한 니콜’님은 독서 모임 정부 지원사업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회원들을 끌고 와서 보배책방의 책을 쓸어 담았다. 책방주인으로서는 가장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출간하고 북토크를 다니며 독자들을 만나고 다니니 감사할 일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