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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색빛 Dec 26. 2023

기록의 중요성

지난 2년, 나는 뭐 했나



2021년 8월 말.

7년을 다닌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그 후의 계획은 전혀 없었고, 그냥 이유는 단지 ‘그냥’


회사는 결국 이윤이 제일 중요하구나. 사람은 단지,

소모품에 불과하단 생각이 드는 순간. 회사를 사랑했던 나는 초라해졌다.


너무 좋아했다.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일이라고 말할 만큼.

그만큼 배신감도 컸다. 회사는 늘 그 자리에서 똑같은 모습으로 있는데 말이다.

결국 변한 건 나였다. 그래, 내가 변한 거겠지.


사직서를 쓰며 눈물을 머금었다.

내가 좋아하는 동료들을 그 자리에 두고 나가야 하다니,

뭔가 원통하기도 했다. 내가 사장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친구들 모두 데려갈 텐데.



회사를 떠나며 갑작스레 가게를 차렸다.

계획에도 없던 창업을 하기로 했고 그렇게 노리밋커피바가 완성됐다.

다들 미쳤다며 말렸다.


“지금 이 시국에 창업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말이 안 되는 일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무모했다.

창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1부터 10까지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급하게 책과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고, 창업을 했다,


다시 생각해도 뭐든 처음은 너무 어렵다. 지금 보면 별 것도 아닌 일들..



가게 문을 연지 2년 하고도 두 달이 넘었다.

그 사이에 너무 많은 이벤트들이 내 인생에 생겨났고, 여전히 하나씩 생겨나는 중이다.

가장 큰 이벤트는 동업자가 생겼다. 커피바 옆 커피룸.


커피바에서 하던 일들을 분리시키기 위해 커피룸을 마련했다.

커피룸을 운영하기 위해 동업자가 필요했고, 나는 커피바. 동업자는 커피룸의 대표가 되었다.

인생이 없을 것 같던 창업을 두 번이나 하면서 쌓인 건 피로와 스트레스..?


매일 매출과 씨름해야만 한다. 자영업자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오늘 매출이 좋다고 내일 똑같을 거란 보장이 없고, 오늘 매출이 낮다고 내일 똑같을 거란 보장이 없다.

아무리 상권 분석과 매출 분석을 해봐도 알 수 없는 게 손님 마음이란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결국,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관문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얻을 수도 없다. 결국 모든 것들이 우리의 몫.



지난 2년 동안 영업을 하며 느낀 건,

정말 내가 어떤 공간을 운영하고 싶은지, 어떤 태도를 취하고 싶은지 확실해야 한다는 것.

애매한 모습을 보이면 결국 내 공간도 애매해질 수밖에 없다.


그럼 나는 아니 우리는 어떤 태도로 커피바와 커피룸을 꾸려나가야 할까.

앞으로 하나둘씩 이야기를 풀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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