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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하이

절대적 기준

by Aheajigi

개인적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는 시기가 온다. 이건 상대적 비교 대상이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 절대적 기준이기에 원더풀 한 이벤트는 절대 아니다.


하는 일에서 분명 이런 날이 오기는 한다. 남들 보기 하찮더라도 누구나 한 번은 마주하기 마련이다. 언제 커리어 하이를 찍는지 그 순간에는 모른다. 올라가는 마당에 여기가 정상인지 아닌지 알 길은 없다. 내려와서야 거기가 정점이었구나 느낄 테니 말이다.


난 30대 말에 커리어 하이를 찍었지 싶다. 입원과 수술도 이 시기가 피크였다. 그 여파는 지금도 이어온다. 더 무엇을 할 수 있었음에도 내 스스로 내려오기를 선택했다. 그 모든 기회를 걷어찬 것은 건강에 적색 신호가 울렸기 때문이다.

커리어를 높이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시간과 노력 말고도 갈아 넣어야 할 것은 많다. 더 많은 것을 쥐어보려 기를 썼지만, 반대급부로 내가 잃는 것도 있음을 당시에는 몰랐다. 누구나 끌어안을 수 있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치가 있기 마련이다. 하나를 새로이 취했다면 가진 것 하나를 슬그머니 잃게 되는 것이 세상 이치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대인 관계가 훌륭하며 가정에 충실하고 개인적으로 완벽하다 자각한다면 전지전능한 신이거나 주제 파악 못하는 미친놈이 분명하다. 완벽은 꿈꾸는 이상이지 일어나는 현실이 절대 아니다. 완벽에 함몰되면 점점 정신줄을 잃기 마련이다.


'내가 잘 나갈 때는 이랬는데.'

커리어 하이 시기를 그리워하면 과거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꼰대만 될 뿐이지 싶다.

아쉽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지만 지금 포지션을 자각하고 다가올 일들을 대비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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