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도와줘요?

연만들어 날리기

by Aheajigi

무것인가를 만들거나 그리는 수업을 시작하면 "선생님!"하며 여기저기서 떼창을 합니다. 잘 모르겠다 내지는 잘 안된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학생들이 넘쳐납니다. 잘해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차분히 혼자 해보면 실력이 향상된다 말하지만 소용 없습니다. 결국 설명을 하고 만드는 것을 약간씩 도와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더 만들어 달라 재촉합니다.

"계속, 계속해주세요."

그제야 알았습니다. 아이들은 도움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손도 대기 싫다는 것을 말입니다. 교실을 몇바퀴 돌면서 도와주다보면 결국 아이들이 만들어야할 작품을 내가 완성하고야 맙니다.

"나 다했다."

나에게 할일을 떠넘기고 다른 친구들에게 자기는 다했다고 자랑질을 합니다. 이건 아니지 싶었습니다.


며칠전에는 창의적체험활동 전통놀이 시간에 연만들어 날리기 활동을 하였습니다. 가오리연 만들기 영상을 보여주고 상품 겉면에 소개된 내용을 읽어준 뒤 만들어보라 하였습니다. 역시나 또 선생님을 찾는 부름이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혼자 해봐!"

아이들의 도움 요청에 칼같이 선을 긋고 스스로 해결해보도록 하였습니다. 몇몇 아이들은 말없이 완성합니다. 몇몇 아이들은 끙끙거리면서 너저분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몇몇은 저게 과연 날까 싶을 정도의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아이들은 만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쓰레기통에 버립니다.


"내일 연날리기 하려면 완성품이 필요해. 집에서 잘 고민해서 만들어봐!"

이틀날 아침부터 아이들 몇몇이 쪼로록 달려와 재잘 거립니다.

"어제 아빠가 퇴근해서 만들어 주셨어요."

결국 연만들기는 보호자 숙제가 되어버렸나봅니다.

"전 만들어진 연을 사왔어요."

이 수업을 왜 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만들기 종이에 친절히 설명도 되어 있었고 영상도 보여주었고 중간중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였건만 부질없는 일이었나 봅니다. 할 일이라고는 대나무살 두개를 가로 세로로 종이에 붙이면 되는 것이 11살에게 이렇게 어려운 일일까 싶기도 합니다.


'혼자 해볼 수 있게 내버려 두지 못하는 양육방식',

'실패하면 왜 안되는지 고민하고 다시 만들어보는 끈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

참 문제다 싶습니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연날리기에는 딱 좋은 날씨 입니다. 즐겁게 뛰어다니기는 하나 연은 계속 땅으로 곤두박질 칩니다. 연을 만드는 단순한 것도 힘들어하는데 연을 제대로 날리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요. 그냥 바라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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