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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May 09. 2024

만 8세들의 금전 문제

다이내믹한 녀석들


병원으로 하루 병가를 냈다. 예전의 나라면 무리를 해서라도 출근을 강행했겠지만, 이젠 건강을 걸고 도박을 할 생각은 없다. 면역치료로 언제 호흡기가 부어오를지 모른다는 경고를 가볍게 듣지 못하는 이유는 나이 서른이 넘어 폐렴으로만 두 번 입원 치료를 한 경험 덕이다. 스트레스가 이런 희박한 증세가 일어날 확률을 급격히 높임을 알기에 치료 후 집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행여나 있을지 모를 일을 대비해 밖으로 나서거나 가벼운 운동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잠잠히 고요하게 지내고 팠건만, 이 꼬맹이들은 내가 있을 때는 하지도 않던 일들을 벌였나 보다.


금전 문제로 두건의 사안이 내게 푸시되었다. 한 건은 학급 sns, 나머지는 교무실을 통해 문자로 내게 날아들었다.


밤새 잠을 설쳤다. 이런 일들은 경험상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내내 지속되어 일 년 내내 내 뒷덜미를 잡아챌 것이 뻔하다. 동일 인물이 아니더라도 유사한 다른 사례가 발생할 경우 피해 측에서는 더 과하게 반응함 또한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충분히 예견되는 사안이다.

자다 깨다를 반복 했다. 잠든 시간이라고는 겨우 한 시간 남짓이다.


가르치는 일 외에 생활지도는 그렇게 가정에서 알아서 해달라 당부한 이유는 내 능력치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곁가지에 신경을 쓰면 가르치는 일에 쓸 에너지가 바닥나기 마련이다. 예절을 가르치는 체험형 서당이라면 문제가 없을 테지만,  교수요목이 존재하는 교실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뭔가 지도는 하겠지만 분명 질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이내믹한 녀석들 덕에 불안 불안한 한 해가 이어질 듯싶다. 어서 빨리 한 해가 흘러갔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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