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고 불행은 불시에 들이닥친다. 행복의 지속을 위해 불행을 대비하면 좋으련만 폭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불행은 인간의 능력으로 막을 수 없는 힘을 지니고 있다. 불행 예방에 치중하다가는 그 짧은 행복도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실직에 대비 현금 자산은 최소 6개월치 생활비를 지녀야 한단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재를 대비하기 위해 방독면도 비치했다. 남북 긴장관계가 더 놀라가면 최소 2주 치 생존을 위한 가방도 다시 꾸리려 한다.(파이어스틸, 침낭, 간이정수기, 건조식량, 구급약)
이것들 만으로 족할 리 없다. 내가 준비할 수 있는 적정한 선이다. 과하면 분명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다들 나름 인생을 대하는 자세를 갖고 있을 것이다. 내가 안심할 수 있는 적정선만 지키고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누려야 할 듯싶다.
모두가 원하는 행복은 생김새와 크기도 다를 뿐만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기에 충족 자체가 불가능하다. 막연하게 큰 그 무엇인가를 행복으로 그린다면 누리기는 더 힘들 듯하다.
아름답게만 보이는 무지개 끝에 금은보화 가득한 황금항아리가 있다는 생각까지는 신비롭지만 그것을 찾겠다고 실천으로 옮기면 현실은 지옥이 된다.
어떤 자세로 인생을 대하든 나름의 가치가 있다. 욕심만 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