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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

계약서를 살피고 나서

by Aheajigi


간절함이 없었나 보다.

입문기의 나였다면 계약서도 살피지 않고 물었을 것이다.


흘리듯 써낸 계획서가 통과할 줄 몰랐고 통과되었다 하여 어떻게 연구를 진행할지 얼개를 짜기는 했다.

계약서를 받고 보니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아닌 것으로 보였다.


금액이라도 컸다면 그 정도 스트레스는 감수할 테지만,

두 달의 연구기간과 100페이지 분량의 연구보고서 대가는 백만 원이다.

장당 만원 꼴의 일을 위해 이런 계약서에 날인을 해야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불편함이 스믈스믈 올라옴을 느꼈다.

그래서 결정했다. 이건 하면 안 되겠다고 말이다.

거절의 의사를 메일로 발송하고 계약서는 분쇄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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