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이혼 & 전학
어떤 삶이었을지 모르니 그들에 대한 평가는 부적절하다. 누구의 잘못인지에 대한 논의는 아니다. 부부의 일은 당사자만이 안다. 관련없는 난 판단을 내릴 위치에 있지도 않거니와 그럴 이유 또한 없다.
아이 보호자가 찾아왔고 내게 상담을 요청했기에 듣기만 했을 뿐이다. 아이가 전학을 간다고 한 문장으로 말하면 충분했을 일이다. 아이 양육자는 하소연이 필요했지 싶다. 그래서 막지 않았고 들어주었다. 긴 이야기와 눈물은 눌린 감정의 분출이었다.
배우자의 파산과 불륜으로 인한 합의 이혼이 진행 중이고 흔적을 지우기 위해 이사 예정이란 것이었다. 지나고 보니 파산과 불륜을 동시에 하기도 참 어렵지 싶다.
어른은 당사자들의 몫이기에 감내해야 하지만 아이는 참 날벼락이겠다 싶었다. 난데없이 삶의 지독한 매운맛을 보개 될 아이를 생각하니 긴 한숨이 나왔다.
안 그래도 예민한 녀석이다.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상당한 고집을 피우는 아이였다. 원만함 보다는 갈등을 이고 사는 편이었다.
아이 엄마와 대화를 나누면서 이 아이 성격의 원천이 누구의 DNA였는지 막연히 짐작이 되었다.
아이는 삶의 변곡점을 뜻하지 않게 맞이했다. 이 혹독한 매운맛이 아이에게 어떤 파급효과를 나타낼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