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의 가치

초딩 꼬맹이들에게는 놀이도 교육이다.

by Aheajigi

"놀이"

내가 교사가 아니었다면 가벼이 넘겼을 것이다. 어쩌면 거들떠보지 않았을 낱말이다.

어른에게 놀이는 어떤 의미인지 일반화시키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기성세대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시선에서 바라본 놀이는 단지 잠깐의 기쁨을 자극할 여러 소재 중 하나 정도의 가치일 뿐이다.


문제는 아마도 여기에서 시작될 듯싶다. 어른들에게 가벼운 놀이이기에 어른인 부모 또한 그리 생각할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인 간식 정도이니 아이에게도 놀이란 게 꼭 필요한가 싶은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결과론적으로 적잖은 양육자들은 살아보니 놀이보다 공부가 중요하다 오판한다. 기억이란 살아온 전체이기보다 자극을 받은 극히 일부분이란 사실을 망각한 채 말이다.

공부의 중요성이 뼈저린 까닭은 아마도 부모인 당신이 학창시절 성적 결과에서 만족스럼을 얻지 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래 운동하면 근육이 벌크업 되듯 일찌감치 어린 자녀에게 학습을 시키면 효과가 더 크리라는 근거 없는 믿음과 함께 말이다.


공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어린 자녀에게는 학습과 함께 관계를 배워나감도 상당히 중요하다. 뭐 모르는 사람 만나면 통성명하고 차츰 알아가면 된다 쉽게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늙은 세대 또한 살아오는 과정을 통해 분명 타인과 어울리는 사회화 방법을 좌충우돌하며 나름 터득한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해봤다면 관계란게 생각처럼 만만한 게 아니란 사실쯤은 격하게 체감했을 것이다.


놀이는 사회성 형성에 가장 근간이 되는 중요한 학습이다. 단순한 장난이 아닌 것이다. 놀이는 분명한 규칙이 존재한다. 지켜야 할 것들을 이행하는 연습 또한 이뤄진다. 놀이에서 규칙을 변경할 때는 구성원 합의를 필요로 한다. 이에 참여하고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는 일 또한 놀이 안에서 이뤄진다.

스마트폰과 사교육으로 버무려진 현재 학생들의 삶은 놀이가 전무하다.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들이 갈등으로 비화되는 일이 빈번한 이유이다. 내가 제일 중요하고 내 뜻대로 하려다 보니 제 각각의 의견이 상충하는 일은 다반사다. 물론 절충 또한 이뤄지지 않는다. 부모란 양육자들은 이 모든 일에 발 벗고 나선다. 아이들은 점점 제 문제를 부모나 학교에 떠넘기고 있다.

놀이가 중요함을 모르는 것은 교육정책 주무자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윗대가리들 뿐만 아니라 교사들 자체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방치되었다가는 머지않은 미래에 우린 매일매일을 고소와 고발로 정신없는 삶을 살아가는 본인들의 자녀들을 목격하게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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