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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b Nov 26. 2024

중보기도 유의점

중보기도(仲保祈禱)란 '다른 사람을 위한 기도'입니다. 여기서 '나'는 철저히 보조자가 되어 기도 대상자인 남을 위해 협심하듯 기도하면 그뿐이란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요즘들어 하나님과 나의 관계가 특히 돈독해진 것 같고, 다년간 신앙 생활로 영성만큼은 자신있다 여기는 순간, 중보의 이타성은 허울과 같이 흘러내리기 때문입니다. 좋은 의도로 시작했으나, 끝이 좋지 못했던 아래 2가지 실제 사례가 있습니다. 



사례1

회사 동료인 A와 B는 서로 부서는 달랐지만 평소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A와 B는 각자 다른 이유로 이직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는데요. A와 B는 기도제목을 교환하고 한 달간 성공적인 이직을 위해 작심하고 중보기도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약속했던 1개월이 거의 끝나갈 무렵, A는 대화 도중 B가 자신의 기도제목대로 기도해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기도제목대로 기도했는데, 기도하다보니 A씨가 이직보다는 임신을 하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를 가지게 해달라고 중보기도했답니다!"

"네? 갑자기 무슨 임신이에요? 저는 B씨가 주신 기도제목 그대로 기도했는데..."


A는 크게 낙심했을 뿐 아니라 분노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습니다. A는 사실 배우자의 유책 사유로 이혼 절차를 밟는 중이었고 이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밝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당시 A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은 새로운 출발을 가능케 할 더 나은 근로환경이었던 것입니다. A는 그 후 얼마지 않아 결혼 생활을 완전히 정리했습니다.    




사례2 

평신도 A와 집사 직분의 B는 고용인과 피고용인 관계로 만났습니다. A가 전문 어플을 통해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신청했고, B가 A의 집을 전담하게 된 것인데요. 장기간 가사 도움을 받으며 같은 신앙인임을 알게 된 후, A와 B는 사적인 고민을 털어놓을 정도로 친밀해졌습니다. 그러던 중 B는 A가 홀로 외롭게 신앙생활을 시작했고, 주변에 전도된 가족도 많지 않아 언제나 중보기도에 갈급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B는 가사 서비스 시작 전에 A에게 중보기도를 해주겠다고 제안했고, A는 무척 기뻐했습니다. 


"오늘 시댁에 가야하는데, 제가 시어머니와 갈등이 있어요." 

A는 그날 감내해야 할 어떤 고민을 기도제목으로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B는 


"기도하면 저는 알지 못해도, 성령님이 우리를 이끌어주시니 성령님께 의지하여 기도합시다."

라고 말하며 A의 기도제목을 세심하게 경청하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시작된 중보기도 속에는 A가 걱정하던 시댁 관련 이야기가 끝내 흘러나오지 않았습니다. B는 나름대로 알고 있던 A의 상황을 기도에 최대한 반영하려 했지만 축복과 건강, 신앙적 성숙 외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할 수 없었습니다. B가 성령님께 의지하려는 순간 방언기도로 변화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두어번 반복되자, A는 다른 바쁜 일정을 핑계로 중보기도 시간을 피해버렸습니다.  




[wrap-up]

중보자 : 의뢰자의 기도 제목에 충실할 의무가 있습니다. 경청과 실천이 어렵다면 중보하지 않습니다. 

의뢰자 : 중보자가 부담될 정도로 긴 기간의 중보를 의뢰하지 않습니다. 업데이트 된 정보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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