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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헤브 Jul 26. 2024

24/7/26/금 오전 6시

눈앞에 새가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1. 오늘도 새 하루를 시작하며 첫 단어를 감사로 선택합니다.

한적한 소파에 앉아 지나간 하루를 되돌아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 간밤에 유난히 시끄럽게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벌써 새벽 4시 반 되었구나 싶어 시계를 쳐다보았지만 이제 겨우 새벽 1시를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모기한테 몇 방 물렸다는 사실도 알아차렸습니다

 

- 기쁨 이가 모기에 물리고 있을 것 같아, 얼른 일어나 홈매트를 전원에 연결하고 선풍기도 틀어 아이 곁에 오지 못하게 조치를 취했습니다


- 다행히 아이는 제 곁에 꼭 붙어 잘 자고 있었습니다. 아이들 자는 모습은 정말 너무나 예쁩니다 어제는 기쁨 이가 재활 병원에 다녀오고, 피곤해해서 저녁 9시가 조금 넘어 둘이 같이 누웠습니다. 아이는 10시 정도에 잠이 들었고 저는 그 아이를 바라보며 기도하다가 어느새 같이 잠에 들었습니다


- 모기와 자동차 경적 소리로 수면에 방해를 받았지만 다시 자면 되지 하곤 잠을 청했습니다 매일 깊은 잠을 잔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란 생각 속에서 어서 잠이 들기를 기도하며 눈을 감았습니다


- 깊은 수면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은 얼마나 크고 소중한 선물이 되는가 생각하며 다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 잠에서 깨어 눈을 뜨니 금방 새벽 6시가 되었습니다. 평소의 습관을 좇아 일어나 따뜻한 물 한잔과 가벼운 체조 후, 온라인으로 새벽예배 말씀을 청해 들었습니다.


- 이웃을 사랑하라. 행함으로 이웃에게 선을 베풀어라. 이웃을 사랑하면서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말씀이 주제 말씀처럼 들렸습니다


- 평소에도 수십 번 읽었던 말씀인데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치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로마서 13:10) 


- 진실한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나와 있습니다. 악을 행하지 않는 진실한 사랑을 하고 싶단 생각을 하며 혼란한 세상 속에서 말씀 속에서 매일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을 깨끗이 정화하는 예배 시간에 또 한 번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 불면을 고치기 위해 약을 먹다가, 삶의 패턴이 다시 바뀌는 계기가 시작되어 감사합니다. 새벽 늦게까지 몸을 혹사해 가며 노력하던 습성을 버리고, 이젠 일찍 잠자리에 누울 수 있는 습관을 가지게 된 것도 감사합니다


- 오늘처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날에는 수면의 소중함을 더 깊게 느끼게 됩니다. 하나님이 쉼을 허락하시고 잠을 잘 수 있도록 밤을 허락하심도 감사합니다. 한밤 중에도 백야 상태가 계속된다면 우리의 몸은 깊은 수면을 누리지 못해 금세 상하고 말 것입니다


2. 어제는 물가에 발을 잠시 담갔습니다 시원하다 못해 차가운 물속에 무릎 아래까지 몸을 담갔습니다 물이 너무나 깨끗한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평소에는 유속이 느려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비가 세차게 오고 난 이후라 물이 수정과 같이 맑았습니다


- 감사했습니다. 마음이 울적할 때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개천이 집 주위에 있어 얼마나 감사한 일이야 하며 혼자 말을 중얼거렸습니다 그렇게 아무 방해 없이 물속을 50m가량 천천히 걷다 나왔습니다


- 제 앞으로 버들치 무리가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친구들이 제가 움직이니까 놀랠까 싶어 더욱 천천히 움직였습니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듯싶어 그저 그 시간을 즐겼습니다


- 행복은 지금, 여기에서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성질을 갖고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세찬 비로 물의 양이 급증한 덕분에 여러 곳에서 작은 폭포를 만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사람과 대화만큼 자연 안에서 풀과 나무, 물과 바위와 교감하는 시간이 행복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 어제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방문 계획한 두 곳 중 한 곳은 여름휴가를 떠났고 저는 발길을 되돌려야 했지만, 나머지 한 곳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다행히 한 곳이라도 치료를 받고 돌아올 수 있어 기뻤습니다


- 휴가 기간 동안 의사 간호사 분들이 푹 쉬고 돌아오면 좋겠다 생각 했습니다. 쉼을 갖는 시간에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시간적 여유를 마음껏 누리다 오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 사람이 아프면 신경이 곤두섭니다 피곤하고 우울할 때도 마음은 처지게 됩니다 어제는 다행히 그런 감정이 앞서지 않아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병원 한 곳을 가지는 못했지만 돌아오는 길에 자연 속에 들어가, 그곳에서 오히려 치유받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계속 몸을 잘 관리하려는 노력 속에 조금씩 나아져가는 몸상태를 확인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3. 어젯밤에는 기쁨이와 소파에 앉아 대화를 하며 소소한 행복을 느꼈습니다


- 아들이 누워 제게 발을 올리고 말을 거는데, 그저 그 순간을 즐겼습니다. 아들 마음속에 수많은 질문이 있습니다. 쏟아져 나오는 아이의 궁금증을 하나하나 대답해 주는 시간은 그 자체로 의미이며 감사입니다


- 기쁨 이가 가지고 있는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마음속에 머물다 바깥으로 나올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체력을 키우고 더욱 건강해져서 기쁨 이가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도록 튼튼한 다리가 되어주어야겠다는 결심을 다시금 했습니다


- 기쁨 이가 아빠를 바라보며 연신 웃습니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아이가 아빠를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따뜻한지 모릅니다 아빠가 더 많은 사랑을 줘야 하는데 오히려 제가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한동안 아이 컨택을 한채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 기쁨 이는 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람입니다. 원래 돕는 사람은 도움을 받는 사람에게 뭔가를 줄 수 있는 사람인지라, 감사했습니다.


- 고마운 마음에 기쁨이 다리를 주물러 주며 그렇게 머물러 있었습니다 아빠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해 주는 아이에게 감사합니다


4. 어제 10시에 잠에 든 기쁨 이가 조금 전 아침 6시 반에 깨어 감사 제목을 쓰는 제게 와서 계속 말을 겁니다


- 기쁨 이가 일어나 제 곁에 오더니 아빠가 귀엽다 합니다. 기쁨이 마음과 표현에 고맙습니다. 그런데 오늘도 뭘 또 쓰고 있네, 감사제목 쓰는 거야? 묻습니다 그 모습도 반갑습니다. 아이와 차곡차곡 쌓아가는 이 모든 추억이 당연한 게 아님을 생각하며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 기쁨 이를 위해 오늘 하루를 값지게 써야겠습니다. 아이에게 존재로 선물이 되는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아들 마음을 잘 알아주는 아빠가 되어 아들 마음도 든든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깊은 라포(rapport)를 형성하여 아이가 언제나 찾고 싶고 찾아올 수 있는 가벼운 존재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5. 에레모스(광야)라는 단어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광야는 흔히 고난의 시간, 힘들고 지친 시간을 지나갈 때 묘사되는 한 단어로 기독교에서 사용되는 단어인데, 동시에 한적한 곳에 머문다는 의미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배움에 감사합니다.


- 광야에 머무는 시간은 침묵과 고독 속에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이 됩니다 우리 모두는 인생이란 시계 속에서 언젠가 광야의 시기를 겪곤 하는데 그 시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대한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 우리에게 닥치는 어려운 상황을 때때로 피할 수 없지만 언제나 우리는 그 상황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에레모스(광야)의 시간에 특별히 깊어지게 되는 내면세계에 집중합니다 그래서 힘듦도 감사가 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 매일매일 감사 제목을 쓰는 이 시간을 통해 지나간 삶을 반추하고 오늘에 집중하며 내일을 기대할 수 있음에 감사하단 생각을 합니다


- 우리 삶의 시간이 항상 생산적일 수만은 없습니다. 때로는 머물러 있고 때로는 오히려 뒤처지는 듯한 느낌 속에 사로 잡힐 때도 여전히 살아 있어, 도전할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있다는 사실이 더욱 중요하단 생각을 합니다


- 그래서 좌절하지 않습니다 잠시 낙망되는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이내 일어설 수 있는 삶에 감사합니다. 넘어지자마자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처럼, 광야의 삶 속에서 길을 찾고 나아갈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을 습득하는 이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6. 어제 저희 동네에는 해가 찌다가 저녁나절 갑자기 소나기가 퍼부어지는 상황이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 비가 갑작스럽게 쏟아지며 적잖이 당황했지만 비가 오고 나니 머지않아 시원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저녁나절에는 강한 바람이 일어 소파에 앉아 있는 데 청량한 느낌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기쁨 이도 왜 이렇게 갑자기 바람이 불지? 묻는데 저도 영문을 모르지만, 시원하니 너무 좋다 대화 나눌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 해가 찌다가 갑자기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는 상황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그 상황을 반대로 해석하면 더운 열기를 식혀 주는 빗물이 고맙다 말할 수 있음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리 모든 사람의 마음이 늘 이렇게 시원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모든 브런치 작가님들, 독자님들 삶이 이와 같이 시원한 한 여름밤 같게 되시길 바랍니다


7. 자유롭고 가볍게 사는 삶을 꿈꿉니다 지나치게 많은 계획을 세우지 않고 천천히 제 속도로 걸으면서도 즐겁게 감사하게 자유롭게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기대합니다.


- 기쁨이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오래 가지면서 아이가 그 상황을 즐긴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은 마음이 미래에 가 있지도 않고, 과거에 매몰되어 있지 않고 지금 여기에 머물러 있습니다


- 그래서 기쁨 이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즐겁고, 가볍게, 자유로운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보내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기쁨 이에게 더 많이 배워야겠습니다. 기쁨 이를 더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 대하며, 저의 속도를 조절하려 합니다


- 천천히 걷는다고 해서 잘못 가는 것이 아님을, 오히려 바쁨보다 느림을 선택함으로써 잘 가고 있다는 사실을 제 자신에게 말해줄 수 있어 감사합니다


- 주말에는 기쁨이와 데이트를 하면서 사진을 많이 찍을 생각입니다. 기대됩니다 아이와 함께 자유롭고 가볍게 살아갈 오늘과 내일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천천히 걸어갈 계획입니다


- 급하게 먹으면 체하고, 서두르다 보면 다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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