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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by 아헤브 Oct 20. 2024

From C.S Lewis to 작가의 여정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아헤브 붉은 산 그림은 기쁨이 그림을 그대로 사진으로 찍어두고 옮긴 필사본입니다


인간은 일생동안 끊임없이 찾아오는 의심과 갈등, 고통과 상처를 겪으며, 어느 날 갑자기 이 땅에 태어난 자신의 존재 의미를 파악하고 해석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여정은 인생 전반을 통해 차츰 완성되어 간다. 그렇게 인간이란 존재는 오랜 시간에 걸쳐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여정을 끝끝내 완성시킨다. 동시에 모든 생명은 그 생명의 기간과 관계없이 태어남 자체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숭고하고 충만한 존재 의미를 지닌다. 때로 아픔과 질병으로 원하는 인생의 여정을 다 마치지 못할지라도 엄마의 뱃속에 잉태된 순간 그 생명은 자기 역할을 감당한 것이다.  



다만 여전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자기 자신의 주체자가 되거나 방관자가 되거나 하는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 예외 없이 우리 모두에게는 날마다 새로운 하루가 허락된다는 사실과 그 안에서 자유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조금이라도 열려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 그리고 우리 곁에는 지혜로운 삶을 돕는 "글"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여전히 다분히 허락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전에,


읽을 것이냐 그대로 지나칠 것이냐의 문제가 남아 있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명문을 기록한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고 있는 영국 학자, C.S Lewis는 그의 다수 작품을 통해 자신의 여정 속에 풀리지 않던 고통에서 비롯된 갖가지 의문을 기독교 신앙을 통해 마침내 풀어낸다. Clive Staples Lewis (1898–1963), 원래 그의 이름은 클리브 스테이플즈 루이스이다. 1954년까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영문학 펠로우 겸 튜터로 재직하다가, 중세 및 르네상스 문학 교수직에 만장일치로 선출되어 캠브리지 대학교에서 은퇴할 때까지 그 직책을 맡았을 만큼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서구 학자로서 그의 존재감은 지금까지 실로 대단하다



그는 평생 30여 권이 넘는 책을 출간했으며, 모든 작품은 주옥같은 글과 사상으로 가득한 지혜서라 할 수 있다. 국내 번역서로 한 출판사에서 번역된 작품만 아래와 같으며, 필자는 현재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라는 책을 읽고 있는 중이었다. 책뿐만 아니라 "나니아 연대기"라는 작품이 영화화가 되면서 그는 대중에게 더욱 친숙한 존재가 되었다. 기록에 따르면 나니아 연대기는 1억 권 이상이 판매된 수작이라고 평가받는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순전한 기독교』, 『고통의 문제』, 『예기치 못한 기쁨』, 『천국과 지옥의 이혼』, 『헤아려 본 슬픔』, 『시편 사색』, 『네 가지 사랑』, 『인간 폐지』,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 『개인 기도』, 『기적』, 『영광의 무게』, 『루이스가 메리에게』, 『피고석의 하나님』, 『루이스가 나니아의 아이들에게』, 『기독교적 숙고』, 『당신의 벗, 루이스』, 『순례자의 귀향』, 『세상의 마지막 밤』, 『실낙원 서문』, 『오독』, 『침묵의 행성 밖에서』, 『페렐란드라』, 『그 가공할 힘』 외에도 그의 책은 모두 수작이라 여겨진다



C.S. 루이스의 작품, 특히 그의 신앙을 바탕으로 한 글은 본질적인 인간 이해와 고통에 대한 깊은 통찰로 유명하다. 그는 인간의 여정 가운데 신앙으로 이어지는 여정이 깊은 의문 속에서 발현된 질문을 통해 더욱 명확해진다는 점을 부각한다. 부인할 수 없을 만큼 명확한 순간으로 가득 한 삶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해석된다는 것을 책을 통해 풀이했다. 그가 말하는 인생을 나의 언어로 번역하자면, "하나님의 신비"라는 말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다. 위에 책을 한 권 한 권 읽으면서 그 의미를 독자들께서 이해해 가시면 하는 바람을 담는다.  



사유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은 자신의 이성과 감정, 경험을 바탕으로 고유의 세계관(가치관)을 완성시켜 나간다. 그 일은 평생을 통해 이뤄지는 작업이며, 그 안에는 수시로 의심하고, 갈등하며, 자신의 경험과 지식마저도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거친다. 한마디로 내게 주어진 삶의 모든 문제를 정의, 해석, 해결하는 과정을 이 모든 가치관이라는 산물을 통해 진행해 나가는데, 그 안에서 그리스도 신앙이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는 사실을 C.S 루이스는 자신의 저작을 통해 차근차근 설명해 나간다.  




10월 13일, 작가의 여정에 다녀왔다. 성수동 팝업 스토어 예약을 통해 작가의 여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을 때 내심 기뻤다. 기대와 설렘을 한 아름 안고 처음 성수동 길 구석구석을 돌면서 한껏 달아오른 설렘에.. 줄곧 하늘을 올려다보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현대식 단층 건물로 즐비한 성수동 골목 이곳저곳을 걸으며, 중력이 낮은 달 위를 걷는 느낌을 갖는 듯했다. 사뿐사뿐 가벼운 걸음을 통해 닿은 작가의 여정 코너 앞에서 나는 잠시 숨 고르기를 했다. 오래도록 기다렸던 반가운 친구를 맞이하는 느낌이랄까? 차분하면서도, 정갈스럽게 꾸며진 전시회장은 내 마음을 콩닥거리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을 안고 문을 열었다. C.S 루이스의 문장을 평소 사랑하던 나로서는, 그의 많은 책을 읽으며 느꼈던 그 설렘을 한조각도 떨어 트릴 수 없다는 심정으로 설레는 감정을 부둥켜안고, 작가의 여정 공간 속으로 마침내 들어갔다.  


먼저, 여정(Journey)이란 어떤 뜻을 지니고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다음 글을 이어간다. 캠브리지 사전에 따르면 그 뜻은 다음과 같다.



Journey is the act of travelling from one place to another  



여정은 공간을 넘나드는 행위다. 새로움으로 나아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다. 이제 지난 삶은 뒤로하고, 현재를 통과하여 밝은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일종의 결의다. 여정을 떠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잘 알아야 한다. 여정을 떠나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이 무엇인지, 가고 싶은 목적지는 어디인지, 그렇다면 그 목적지를 향한 방향은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막무가내로 떠난다고 해서 애초에 정한 목적지에 이를 수 없기 때문이다. 무작정 떠나는 것에 의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여정이라는 말에는 가고자 하는 분명한 지향점이 숨겨져 있다. 내 안에 나도 모르는 갈망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 내가 가고 싶은 곳, 가서 내가 경험하고 싶은 그것을 향한 마음이 담겨야 한다.

 


예로부터 인간의 감정을 희, 노, 애, 락, 애, 오, 욕(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 사랑, 슬픔, 갈망)이라는 7가지 감정으로 축약해서 표현했지만, 실상은 그보다 많은 감정이 우리 마음에는 가득하다. C.S 루이스는 서른 권이 넘는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각자의 영적 여정 속에 표현되는 수많은 감정에 대해 묘사했다. 시대를 초월한 기독교 진리가 어떻게 한 사람의 개인의 여정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지 그는 자신의 글을 통해 소상히 그 이야기를 밝히고자 했다.



성경 신약성서에 예수님과 도마의 이야기가 나온다. 예수는 그에게 이러한 말씀을 하신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하시니라(요 20:29) 그 전문을 실으면 이와 같다.



..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이르되 우리가 주를 보았노라 하니 도마가 이르되 내가 그의 손의 못 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 하니라 여드레를 지나서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있을 때에 토마토 함께 있고 문들이 닫혔는데 예수께서 오사 가운데 서서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하시고 도마에게 이르시되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돼라 도마가 대답하여 이르되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하시니라 예수께서 제자들 앞에서 이 책에 기록되지 아니한 다른 표적도 많이 행하셨으나 오직 이것을 기록함은 너희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너희로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 (요 20:25-31)



브런치에 담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이라는 말은 C.S Lewis의 평생에 걸친 그의 여정 속에서 나온 명문이었다. 그는 신앙이 결코 맹목적인 것이 아닌 이성적이며, 이해와 질문, 고통을 해석하는 과정 속에 발현되는 하나의 여정의 완성으로 바라봤다. 세상에 판을 치는 악에 관한 문제를 깊게 파고들으며, 이해되지 않는 고난의 문제와 온갖 부조리함으로 가득한 역사에 대해 고찰했다. 그가 기독교 진리에 서서히 눈을 뜨는 과정을 지나가면서 그는 쓰고 또다시 쓰는 작업을 거듭했다. 하나님이란 보이지 않는 존재에 자복하고, 항복하는 과정을 통해 그는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과 비슷한 여정을 겪고 있는 수많은 전 세계 독자들을 감동하게 만들었고, 잃어버렸거나 잊어버렸거나 혹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도와주었다.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여정을 찾게 하는 길잡이와 같은 존재이기에, 그는 그 역할을 기쁨으로 감당해 나갔다. 나는 그와 같은 작가로 성장하고 싶다. 아픔을 보듬고, 상처를 싸매며, 죽어가는 사람을 일으키는 생명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성수 브런치 스토어에 한 시간 넘게 머물렀다. 나무 벽에 고정되어 있는 글을 읽고, 브런치북을 만드는 곳에 멈춰 서서 다른 작가님들의 브런치 북을 관찰했다. 무엇보다 그곳에 오신 작가님들, 독자님들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책을 사랑하는 분들이라 그런지 선한 인상과 부드러운 표정이 도드라지게 보였다. 시공간의 제약을 무시할 수 없어 특별히 두 분의 작가님들께만 다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인사를 드리고 다시 그분들의 소개를 받았다. 내 앞에 서 계셨고, 내 옆에 서 계셨던 이유만으로 우리는 연결(connected) 되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마음과 마음이 이어졌다. 그 소중한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7만 명에 달하는 작가님들 중 단 몇 분에게라도 팝업 스토어에서 누군가와 나눈 따뜻한 대화 기억을 선물드리고 싶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반가움을 느끼고 서로의 계정을 공유하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다음 목적지에 갈 시간이 다 되었다. 머릿속으로 시간 조율을 하던 중, 눈앞에 두 명의 외국인이 보였다. 그들의 손목에는 이미 흰색 띠가 둘러져 있었다. 핫플 성수동에 왔다가 브런치 팝업 전시회 스토어에 들어올 수 있는 허락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한국말을 얼마나 이해하실 수 있는지 여쭤보았다. 약간의 국문을 읽을 수는 있지만, 이해도는 거의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짧은 순간 기도드렸다. 지금 이 문을 나가는 것이 당신의 뜻인지, 아니면 이 분들과 함께 이곳에 잠시 더 머물러 잠깐의 도슨트(docent) 역할을 하는 것이 더욱 나은 선택인지 감동을 달라는 기도를 주님께 드렸다.


그렇게 20분을 함께 전시회를 돌며, 필요한 작품 혹은 작가에 대한 설명을 드릴 수 있었다. 우리는 웃으며 자유로운 대화를 나눴다. 유럽에서 건너온 모녀 또한 책을 사랑하는 열혈 독자로서, 마침 있었던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소식 후 한국 문학 전시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 같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책을 원문으로 읽었던 나로서는 아주 조금 이해하는 그녀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기쁜 마음으로 나눴다. 동시에 이곳저곳에 놓여 있는 기획물을 하나하나 설명드리며 행복한 추억을 차곡차곡 쌓았다. 특별히 두 모녀 중에 따님에게 모로코 태생 작가를 소개받고, 위시리시트에 그녀의 작품을 집어넣을 수 있어 매우 고무적이었다. 그녀를 통해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되었다. 커다란 수확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레일라 슬리마니, 기자였다가 소설가로 전직한 모로코 태생 프랑스인이었다.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우리 셋은 마지막으로 우리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겼다. 작가의 여정 공간에서 나왔지만 비로소 나의 작가 여정이 시작되고 있는 찰나라고 여겨졌다.  


한강 작가와 C.S 루이스


작가의 여정은 우리의 인생이 마무리되는 시점에도 계속 이어진다. 작가는 바로 그 무엇을 어딘가에 기록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없어도 우리가 남긴 작품은 계속 다음 세대로 연결될 것이다. 이 세상의 끝날까지 우리가 남긴 "글"은 어딘가에 남아 어둔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 그 글이 해야 할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우리가 작가의 여정을 기쁘게 여겨야 하는 이유는 "오늘, 지금, 여기, 현재"를 감사하게 보내야 하는 이유와 잇닿아 있다. 우리는 자신만의 역사를 써나가는 모두가 작가이기 때문이다. 인생이라는 나의 작품이 어떻게 완성될 것인가는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종이 위에 글을 쓸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는 우리가 남기는 족적으로 우리의 삶을 써 내려가는 모두가 작가인 것이다. 결코 나의 삶을 작게 여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우리 모두는 이미 작가라는 사실을 기쁜 마음으로 상기시킬 수 있는 이 글을 쓸 수 있음에 참으로 행복한 아침이다.


정문정 작가님의 팬으로서 사진으로나마 찰칵, 오른쪽은 우리집에 모셔 둔 작가님의 책 작가님 언젠가 꼭 뵙고 싶습니다! 작가님 절 구독해 주셔서 영광이란 말도 덧붙입니다


기쁨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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