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necting the dots in 2024

23년 마지막 날 남기는 소회. 여러분과 더 가까워지고 싶습니다

올해 참 바쁘게 달려왔다

작년까진 작년이 가장 바쁜 해인 줄 알았는데 실상은 올해가 가장 바쁜 한 해였다

열다섯 시간씩 밥 먹고 일하고,

밥 먹고 일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다시 저녁을 먹고 일을 시작했다

너무 달리다가 육아휴직 플러스 병가도 내봤다

경험이 쌓여간다

"야호~!"

흰머리가 풍성해진 한 해였다

지나가던 아는 형님들이 그런다

"염색 좀 해라"

시간이 있어야 하지요

그런데도 틈틈이 약 70권의 책을 읽었다

그것도 하나하나 정독하면서 정성 들여 읽었다

산도 가고 바다도 다녀왔다

매일 실개천을 걷는 습관도 키웠다

아내와 아들과 대화시간도 많이 가졌다

대만 여행도 다녀오고

브런치도 시작했다

팀회의는 영어로 진행됐다. 나는 거기에 적응해야 만 했다

우리 팀에는 영어가 모국어나 다름없는 사람이 셋이나 있었기에

남은 두 명의 한국인은 영어를 더 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와우~!"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정말 침잠해 책만 읽었다

마음이 가는 부분마다 알록달록 다이소 플래그를 사정없이 붙였다

다행히 천 원에 400개나 준다

이 자리를 빌려 다이소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

그런데 아홉 살 아들은 플래그를 왜 계속 낭비하냐고 묻는다.

읽을 때마다 물어온다

요 녀석 나만큼 집요한 녀석이다

"너도 책을 읽어봐 그러면 아빠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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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나이를 사랑한다 말하고 다닌다

마흔둘셋으로 넘어가는 이 시점에 드는 생각이다

그냥 내 나이가 소중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지금 같이 살고 싶다 아! 워크홀릭 삶은 빼고,

요금 내가 산의 정상에 가까워져 가고 있단 느낌이 들 때마다 그다음에 오를 산을 상상해 본다

그러나 현실에 집중한다

마치, 명상하는 것처럼

올해 정말 죽을힘을 다해 일했다

밥만 먹고 몇 개월 일만 한 것 같다

가족도 돌아볼 시간이 되지 않았고 모니터를 아내라 생각하고 보고 키보드만 줄기차게 만지작거렸다

'아들을 만져주고 더 사랑을 표현했어야 하는데, 뭐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라는 생각이 때마다 잠시 뇌리를 스쳐 지나갔지만

단순히 현실에 충실한 거였다

흔히들 말하는 최선이 이거였다

브런치 글을 차분히 자주 쓰고 싶은데 마음의 십분지 일도 못썼다

구독자를 얼른 백 명 천명 만 명으로 확장하고 싶은데

아직 내겐 먼저 풀어야 할 문제 몇 개가 남아있다

이 문제를 풀면 그 후에 많은 글을 쓰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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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백 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 삼십 분 동안 살아온 인생을 이야기했다

그리곤 깨달았다

나는 말을 할 때도 기쁨을 찾는다는 사실이다

삶을 사랑한다는 것은 온전한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라 믿는다.

지나온 사십 플러스 몇 년을 돌아본 이번 한 주는 장엄한 히말라야 앞에 서 있는 산악인이 느낄만한 일종의 경외감과 만나는 시간이었다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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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올해가 지나가기 전에 하나의 글은 남기고 싶었다

내년엔 제대로 글을 쓰기 시작할 테고 수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Connecting the dots 하는 삶이 될 것 같다

지하철에 앉아 글을 쓴다

신문 읽기 대신 브런치를 택했다

이제 이곳에서 독자를 만나고 싶다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며

2023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마음이 이어졌다면 구독과 라이킷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