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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체유심조 Sep 08. 2020

90년대생 며느리

공평하지 않음에 대하여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책을 보면 90년대생은 무엇보다도 공정하지 않음에 분노한다고 한다. 직장에서 정해진 근무시간보다 10분 먼저 출근하라고 말할때, "그럼 10분일찍 퇴근해도 되나요?" 라고 한다고.


'가까스로' 90년대생의 대열에 포함된 며느리로서, 결혼 후 내가 느꼈던 '공평하지 않음(unfairness)'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내가 결혼 후 '이건 정말 불평등해', 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그건 시부모님께서 '나에게' 일주일에 한 번 안부 연락을 하고 부모님을 제외한 다른 가족들까지도 주기적으로 챙기길 원하셨을 때다.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나에게는 이 일방적인 통보가 매우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 이유는:


첫째, 반대의 경우 즉, 나의 부모님이 남편에게 같은 요구를 하는 것이 상상이 가지 않았기 때문에.


둘째, 갑자기 나의 부모님보다 더 많은 빈도로 시부모님께 연락을 해야 하고 나의 가족들보다 더 자주 시가족들을 챙겨야 하는 '의무'가 부과되었기 때문에.


셋째, 시부모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시기 이전에 남편에게 비슷한 주기로 나의 부모님께 연락을 드리는지, 나의 다른 가족들을 챙기는 지 확인하거나 지도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나는 이러한 의무가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든 가족은 다르고 저마다의 문화가 있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남편과 내가 결혼을 했다고 해서 서로의 가치관, 생활습관이나 성격 등 대부분이 바뀌지 않는 것처럼, 결혼을 했다고 해서 가족을 향한 의무에 대한 나의 기준 또한 갑자기 달라질 수 없다. 하여 합의되지 않은 채 나에게만 불균등하게 주어진 이러한 의무를 나는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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