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겪은 이상한 이야기_31
2018년 7월 8일에 쓴 글을 재구성했습니다.
오늘도 버스를 탔고, 내 앞자리에는 아이가 엄마에게 안겨서 가고 있었음.
아이는 자꾸 나랑 눈이 마주쳤고, 이럴 때 많이 하는,
이상한 표정 하다가 엄마가 돌아보면 아닌 척하기를 하고 있었음.
그러다 옆에 경찰차가 보이자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빠방 빠방!"
엄마는 경찰차를 보면서 저 빠빵은 경찰차라고 말해줌.
아이는 몇 번 경찰차를 따라 하다가
개천에 널브러져 있는 비둘기를 보더니 짹짹! 짹짹! 하면서 또 신남.
어마는 저건 비둘기라며 비둘기는 짹짹 울지 않고 구구하고 운다고 알려줌.
여기까지는 그냥 귀여웠음.
근데 개천 위에 날아다니는 잠자리를 보더니
드롱! 드롱! 이라고 소리침.
엄마는 저건 드론 아냐 잠자리라고 알려줬지만
아이는 여전히 드롱드롱하고 있었음.
그러다 멀리 나는 비행기를 보고 또 드롱! 드롱! 하기 시작함.
엄마는 드론 아냐 비행기라고 말해줬지만
아이는 계속 드롱드롱하고 있었음.
경찰차는 빠방이라고 하면서
잠자리나 비행기는 드롱이라고 하는 거 보면서
뭔가 신기했음.
새가 아닌 나는 것을 보며
비행기보다 드론이 먼저 떠오르는가 봄.
아마 집에 드론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은데
이렇게 우리랑 다른 걸 보고 자란 아이들은
우리랑 어떤 것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 와중에 들리는 엄마의 한숨소리
어휴 드론을 버리던가 해야지...
허락을 받는 것보다 지르고 용서를 구하는 게 쉽다며
벌벌 떨면서 지르던 친구 녀석의 얼굴이 스쳐 지나가며
왠지 아빠가 사서 가지고 놀다가 몇 번 부부싸움을
했을 것 같은 느낌 같은 느낌이 스쳐 지나감.
힘내라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