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홍수재해가 발생하는 바람에 기회를 놓쳐버렸고.. 같이 라호르(Lahore)와 머레(Murree)를
다녀온 걸로 만족해야 했다.
내가 살고 있는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Islamabad)는 파키스탄이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곳은 나름 깔끔하고 푸른 나무들이 많은 곳이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땐 시끄러운 소음과 매연이 가득한 카이로에 비하면 신세계였고 또한
라호르는 더욱이 비교가 안되었다.
나름 매연에 강한? 나 자신인데 라호르 바자르
방문 때 눈이 따가울 정도로 매운 공기에 5분 만에 구경 포기하고 신호는 무슨 그냥 자기 멋대로 사방팔방 오는 자동차, 트럭, 릭샤, 오토바이 등등
끼어들 틈이 없었다. 라호르 여행 후 더더욱
국내여행은 자신이 없었던 거 같다.
그러다 1년이 지났고 이제 곧 파키스탄을 떠날
생각을 하니 후회 없이 국내여행을 마지막으로
한번 해보고 싶었다. 그곳은 훈자(Hunza)였으나 잦은 비행캔슬에 아직 아이들 나이도 어려
중간지점인 스카르두(Skardu)로 정했다.
가는 편은 자동차, 버스, 항공이 있고 가격은
당연히 항공이 제일 비싸다. 하지만 16-24시간
걸리는 자동차, 버스는 아예 고려도 안 했고
바로 항공편을 알아보았다.
내가 여행한 9월 29일(2023년 무함마드 탄신일)을 기준으로 에어 블루(Air Blue)는 월, 수만 운항, 악명 높은 피아(PIA, Pakistan International Airlines)는 금, 일 내가 원하는 일정에 운항을 하였다. 내가 여행했던 때 기준으로는 피아는 우리
남편 국내출장편도 절대 탑승금지,
현지사람들도 혀를 찰정도로 평판이 좋지 않았다.
3년 전 피아 사고가 발생 후 알고 보니 피아 조종사 50프로가 가짜 자격증을 가지고 비행기를 몰았다 생각하니 얼마나 아찔한가..
어쨌든 비행기표를 예매
설레는 맘(?)으로 여행날짜를 기다렸다.
당일날 부랴부랴 짐을 싸고
이렇게 여행을 자주 다니면서도 아직까지
여행 당일 전까지 짐을 다 못싸는 내 성격은 언제 고쳐질까? 그래 나 혼자가 아닌 이제 두 아이 엄마니까 짐 싸는 게 더 많고 복잡해라며 애써
맘을 다잡는다.
오전 9시 반 비행기니까 아침밥도 안 먹고 빵 대충 싸서 오전 7시경 대사관에서 보내준 차량으로
이슬라마바드 공항을 향했다.
우리는 여기서 디플로맷(diplomat) 신분으로
공항 이동시 대사관 차량으로 이동을 해야만 한다.
국내선 입구
항상 국제선 출발로 갔는데 이번엔 국내선 출발이다. 어차피 같은 건물이고 들어가면 같은데 입구만 다른 구조이다. 역시나 국내선은 사람도 별로 없고 여유로웠다.
이슬라마바드 공항에선 할 것도 그리 없고 구경할 거리도 없다. 그리고 더더욱 먹을 게 없다. 간단한 스낵 음료 파는 파는 코너, 커피 차 및 디저트 파는 카페는 있지만 나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그 이유는 생략 :)
내가 좋아하는 창문 및 문 데코장식
공항 랩핑 서비스 고작 50루피 약 200원이다
파키스탄은 이슬람국가라 짐 체크 등 여성, 남성 따로 받는다. 국내선 체크인 마치고 게이트에서
기다린다. 다행히 10분만 연착된 우리 비행기.
비행기 탑승할 때 아들과 대화를 한걸 들은 걸까? 대한항공 태그를 가방에 단 스카르두 출신의 한 남성이 아들에게 이름이 뭐예요? 라며 한국어로
친근하게 물어본다. 나는 놀라서 어머 한국말
잘하네요 혹시 한국에 사셨나요? 하니
대전에서 근무를 했었단다. 젠틀했던 그분
우리가 탈 비행기 PIA: 잘 부탁해!
비행기 내부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한 유투버가 창문이 더럽다했었던거 같은데 다른 비행기들도 별 차이는 없는 거 같다.
무사히 이륙 후 승무원들이접시에다가 음료를 주고 현지소스가 들어간 샌드위치 및 머핀을 가져가준다. 고작 45분 1시간도 안 걸리는 비행에서
이런 서비스라니
잘 가다가 도착 10-15분 전일까? 설산 사위를 막 지나가는데 멋진 광경을 뒤로하고 너무 무서웠다. 롤러코스터 타는 느낌이 한 번도 아닌 자주 들었고 승무원도 지나가다 휘청 쓰러질뻔하고 사람들도
소리를 질렀다. 나도 평소 안 잡는 좌석 손잡이를 세게 잡으며 침착하려 했다.
내 옆 말레이시아 중년부부는 쿠알라룸푸르-이슬라마바드-스카르두-훈자 여행을 한단다.
난기류가 발생했을 때 여자분도 알라 하며
남편손을 잡더라. 더 무서웠다.
날씨가 흐려서 더 그랬다는데
암튼 지금도 아찔했던 순간을 지나 서서히 땅이 보이니 안심하기 시작했던 거 같다. 가기 전 유튜브로 이미 스카르두 공항을 본 지라 낯설진 않았다.
도착 후 착륙을 이리 좋아했던 적은 없었던 거
같다. 알함두릴라를 크게 외치며 박수를 쳤던 나
비행기에서 공항 이동시 차량버스
스카르두 국제공항 입구
도착 후 버스 이동해서 시골마을버스터미널
크기만 한 스카르두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짐을 찾고 국내선이라 여권검사는 따로 안 했지만 외국인들은 따로 외국인 등록처에 가서
여권 및 비자를 보여줘야 한다.
스카르두 국제공항 내부
그리고 우리가 예약한 샹그릴라 스카르두 호텔에서 해주는 무료 픽업서비스를 이용했다.
샹그릴라 스카르두 공항 픽업서비스 차량
호텔은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웠던 거 같다.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았던 프라도 기사를 체크인후 호텔 리셉션 앞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충격적인 건 호텔 밖에선 내 핸드폰은 데이터도
전화도 사용이 불가였다.
여행 3일 내내 스카르두 여행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어서 폰이 안 터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네.
샹그릴라 스카르두 리셉션 내부
리셉션에서 미리 예약했던 제일 저렴한 마운틴뷰 방을 체크인했다.
가장 저렴한 방도 1박에 십만 원이 넘었다.
예약이 꽉 차서 겨우 남은 방이기도 했다.
정말 산만 보이는.. 곳...이었다. 옆에 잘 익은 사과들은 먼지는 수북이 쌓였지만 너무 맛있었다.
이슬라마바드에서 파는 푸석푸석한 사과와는 다르게 딱딱해서 맛있었다. 물론 한국 또는 일반 맛난 사과랑은 비교하면 안 된다.
마운틴뷰 숙소 외부 및 주변 사과나무
지금 이렇게 여유 부릴 때가 아닌데
체크인하고 어쩌고 하니 오늘 하루도
벌써 반이 지났다.
엄청 피곤하고 배 고프고
전용기사아저씨랑 호텔 안에서 겨우 연락돼서 만났다. 가수 임창정을 닮은듯한 아저씨(사실 겉으로 봐서 그렇지 나보다 훨씬 어릴 수 있다 실제로:))는 반갑게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