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인 중개보수, 에어컨 압류까지 하여 받아낸 사례

by 안영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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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의뢰인과 함께하는 안영진 변호사입니다. 성실하게 중개를 마쳤지만, '마음에 안 든다'는 한마디에 중개보수를 받지 못한 공인중개사 의뢰인이 있었습니다. 물론 바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었지만, 그것이 항상 최선의 방법은 아닙니다. 이 글은 소송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법적 절차들을 활용해, 의뢰인의 정당한 권리를 어떻게 되찾아왔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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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함의 끝에서 마주한 균열


의뢰인은 수십 년 경력의 베테랑 공인중개사였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까다로운 법적 절차를 안내하며 마침내 아파트 매매 계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죠.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매수인은 중도금과 잔금 지급을 상습적으로 미루었고, 매도인과의 잦은 갈등을 유발하며 거래를 무산 직전까지 몰고 갔습니다.


의뢰인은 거래의 완성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감정을 소모하며 양측을 중재했고, 마침내 등기가 이전되던 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러나 진짜 분쟁은 이제 시작이었습니다. 매수인은 “중개 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한 마디를 남긴 채, 중개보수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전문가의 성실한 노력은 그렇게 이유 없는 악의 앞에 무시당했습니다.


수차례의 연락은 묵살되었고, 정당한 보수는 모욕적인 언사와 함께 허공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때, 의뢰인은 자신의 이름과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법의 문을 두드리기로 결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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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빠르고, 가장 날카로운 첫 수


소송은 때로 길고 지루한 싸움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의뢰인의 정신적, 비용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가장 확실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첫 수를 두어야 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급명령신청'이었습니다. 정식 소송처럼 변론기일을 거치지 않고, 법원이 서류만으로 채무자에게 채무 이행을 명령하는 이 절차는 신속함이 생명입니다.


채무자가 2주 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얻게 되죠. 저는 매매 계약서와 중개보수 내역, 그리고 매수인의 지급 거부 의사가 담긴 자료들을 치밀하게 정리해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자신의 잘못을 명확히 알고 있던 매수인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고, 지급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이로써 ‘밀린 중개보수를 지급하라’는 국가의 명령이 공식적으로 내려진 것입니다. 하지만 법적 권리의 확보와 실제 변제는 다른 차원의 문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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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자의 문을 두드린 '빨간 딱지'의 무게


지급명령이 확정되었음에도 매수인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법의 명령마저 무시하는 그의 태도에, 저는 다음 단계의 압박을 실행했습니다. 바로 ‘유체동산 강제집행’입니다. 법원의 집행관과 함께 채무자의 집을 방문하는 이 절차는 채무자에게 가장 강력한 심리적, 실질적 압박을 가하는 수단입니다.


집행관이 그의 거실에 들어서 값비싼 가구와 가전제품에 ‘압류 표목’, 즉 ‘빨간 딱지’를 붙이기 시작하자 매수인의 얼굴은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빨간 표시는 단순한 경고가 아닙니다. 해당 물건이 이제 개인의 소유가 아닌 국가의 처분 아래 놓였음을 의미하는 공권력의 엄중한 징표입니다.


이를 훼손하거나 임의로 처분할 경우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자, 그의 오만했던 태도는 당혹감으로 변해갔습니다. 재산이 타인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공포가 비로소 그를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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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와 법리가 담긴 최후통첩


유체동산 압류라는 충격 요법에도 채무자가 버티자, 저는 그의 이성을 흔들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바로 ‘내용증명’을 통한 최후통첩입니다. 이 내용증명에는 감정적인 호소 대신, 앞으로 벌어질 냉정한 법적 절차들이 시간 순으로 담겨 있었습니다.


“귀하의 자택에 압류된 유체동산은 조만간 공개 경매 절차에 따라 매각될 것입니다. 매각 대금으로 채무 일부를 변제하겠지만, 만약 부족액이 발생할 경우 귀하의 급여나 예금 등 다른 재산에 대한 추가 압류가 진행될 것입니다.” 이처럼 법의 언어로 쓰인 경고는 그 어떤 말보다 강력했습니다.


자신의 재산이 헐값에 팔리고, 심지어 직장에까지 채무 사실이 알려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순간, 그의 심리적 방어선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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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온다


최후통첩을 받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매수인은 결국 백기를 들었습니다. 한 푼도 줄 수 없다던 그는 밀린 중개보수는 물론, 그동안 발생한 변호사 보수와 소송비용, 심지어 집행관의 출장비까지 모든 비용을 남김없이 송금했습니다.


의뢰인은 길었던 싸움 끝에 자신의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완벽하게 회수하며 전문가로서의 명예를 지켜냈습니다. 이 사건은 악의적인 채무자에게 법의 힘이 얼마나 강력하고 체계적으로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정당한 권리 위에서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합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전문가의 조력과 함께 끈질기게 나아간다면, 결국 모든 것은 올바른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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