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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초위장전입, 변호사 조력으로 무혐의 받다

by 안영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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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청약 당첨은 많은 이들의 간절한 꿈이자 인생의 중요한 계획입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의 전화 한 통, '위장전입'이라는 차가운 의혹 하나로 그 모든 것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의뢰인이 있었습니다. 억울함의 늪에서 혐의를 벗어나는 과정은, 감정적인 호소가 아닌 냉철한 데이터 분석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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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점 당첨, 69점 커트라인: 5점의 의혹


의뢰인은 총 73점이라는 높은 가점으로 모두가 선망하는 서울의 유망 주택 단지 청약에 당첨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 곧 주택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문제는 부양가족 점수 25점 중 장인어른에 해당하는 '5점'이었습니다.


수사기관은 '실제로는 함께 거주하지 않는 장인어른을 허위로 등재했다'고 의심했습니다. 그들의 근거는 표면적으로 그럴싸해 보였습니다. 장인어른이 주소지인 B구가 아닌, A구 소재의 특정 병원을 주로 이용했다는 점. 방 3개짜리 아파트에서 부부, 장인, 아이 둘까지 5인 가족이 함께 거주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추정이었습니다. 만약 이 5점이 제외되어 68점이 된다면, 당첨 커트라인인 69점에 미달하여 '당첨 무효'는 물론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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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성’과 ‘생활 공동체’라는 두 개의 축


주택법상 '부정한 방법'이 성립하려면, 단순히 서류상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으로 주택을 부정 취득하려는 뚜렷한 인식과 의사'가 입증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 '고의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데 모든 초점을 맞췄습니다.


핵심 전략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의뢰인의 장인어른은 청약을 위해 단기간 주소지를 옮긴 것이 아니었습니다. 무려 10년 이상 딸 내외와 함께 거주하며 손주들의 양육을 돕고 가사를 분담해 온 '실질적 생활 공동체'의 일원임을 강조했습니다. 둘째, '실제 거주'의 법리는 잠시의 외출이나 특정 병원 이용 기록만으로 판단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거주란 '생활의 근거지'로서 기능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내세워 수사기관의 편협한 시각을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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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흔적: 카드 내역과 우편물이 말해준 것


무혐의를 입증할 객관적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의뢰인의 말이나 진술서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증거는 화려한 곳이 아닌, 가장 평범한 일상 속에 있었습니다. 저는 의뢰인의 자택(B구)이 장인어른의 명백한 '생활의 근거지'였음을 증명하기 위해 일상의 데이터를 샅샅이 파고들었습니다.


건강검진 통보서, 각종 고지서, 카드 명세서 등 법적·경제적 활동의 기반이 되는 주요 우편물이 모두 B구 자택으로 배송된 내역을 확보했습니다. 또한 카드 사용 내역을 정밀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자택에서 도보 3분 거리의 마트, 손주 등하원용 차량의 소액 주유를 위한 5분 거리의 주유소, 집 앞 편의점 등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 반경 안에서 수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소비가 이뤄졌음을 증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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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증거: 1년간의 통화 기지국을 추적하다


수사기관이 가장 집요하게 의심했던 'A구 병원 방문' 의혹을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를 정면으로 돌파했습니다. 장인어른은 오랜 소화기 질환과 무릎 통증이 있었고, A구의 병원은 동일 진료 항목의 비용이 3,000원 내외로, 자택 인근 B구 병원의 12,000원 이상에 비해 훨씬 저렴했습니다. 이는 만성질환자의 합리적 경제활동임을 소명했습니다. 또한 A구는 장인어른의 오랜 지인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사회적 교류를 위한 방문이었음을 지인들의 사실확인서를 통해 입증했습니다.


결정적 증거는 '통화 기지국'이었습니다. 1년간의 방대한 통화 내역을 분석한 결과, 청약 공고일 이전 장인어른의 휴대폰 발신 기지국은 자택이 위치한 'B구'에 압도적으로 집중되었습니다. (예: 특정 월 50건 중 30건, 다른 월 62건 중 38건이 자택 근처에서 발신) 더욱 결정적인 사실은, 청약 이후 장인어른이 실제로 'C구'로 이사하자, 통화 기지국 위치가 즉시 'C구'로 이동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휴대폰 기지국 위치가 실제 거주지를 정확히 반영함을 입증하는 강력하고도 반박 불가능한 증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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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건 전 조사 종결'이 갖는 압도적인 무게


치밀한 데이터 분석과 법리 주장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한 결과, '입건 전 조사 종결'이라는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냈습니다.


'입건'이란 수사기관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정식 수사로 전환하는 절차입니다. 일단 입건되면 당사자는 '피의자' 신분이 되어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하는 심리적 압박과 시간적 부담을 감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입건 전 조사 종결'은, 수사기관이 제출된 의견서와 데이터를 검토한 후, 혐의가 없어 정식 수사로 전환할 필요조차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즉, 의뢰인은 '피의자'라는 신분이 부여되기도 전에, 단 한 차례의 경찰 출석 없이 모든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수사 이력조차 남지 않는, 법률적으로 '혐의없음'과 동일한 효과를 가지는 가장 완벽하고 깨끗한 마무리였습니다.


주택법 위반 혐의는 '설마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대응이 억울한 입건과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성공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1년간의 통화내역, 3개 카드사의 장기 사용 내역, 우편물 기록까지 모두 분석한 안영진 변호사의 '데이터 기반 변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의혹의 핵심을 회피하는 대신 객관적 데이터로 정면 돌파할 때, 비로소 '입건 전 조사 종결'이라는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주택법 위반 혐의로 법적 조력이 필요하다면, 그 과정을 정확히 알고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와 함께 빈틈없는 전략을 세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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