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보험금 수령이 자동차보험금 거절 사유가 될 수 없다

by 안영진 변호사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사고로 소중한 가족을 떠나보내는 비극을 마주하곤 합니다. 남겨진 이들에게 슬픔을 추스릴 겨를도 없이 찾아오는 것은 현실적인 생계와 보상의 문제입니다.


국가가 운영하는 산재보험과 개인이 매달 비용을 지불하며 가입한 자동차보험은 이러한 불행에 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하지만 정작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사가 약관 해석을 근거로 지급을 거절한다면 유족의 고통은 배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진행했던 사건 중, 산재보험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자동차보험 자기신체사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보험사를 상대로 전액 승소를 이끌어낸 사례가 있습니다. 보험사의 논리가 왜 법리적으로 부당한지, 그리고 약관 해석의 원칙이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 담백하게 기록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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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발단


망인은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하던 길에 교차로에서 차량 충돌 사고를 당해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망인의 사고는 출근 중에 발생한 업무상 재해였기에, 유족들은 산재보험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수령했습니다.


이후 유족들은 망인이 생전에 가입해 두었던 자동차보험의 자기신체사고 담보에 따라 사망보험금 3,0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보험사의 답변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보험사는 해당 보험 약관에 기재된 '배상의무자 이외의 제3자로부터 보상받은 금액을 공제한다'는 조항을 들고 나왔습니다.


산재보험금 역시 근로복지공단이라는 제3자로부터 받은 보상에 해당하므로, 중복 보상을 방지하기 위해 그 금액만큼을 자동차보험금에서 빼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사실상 보험금을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거절 통보와 다름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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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약관의 모호함은 작성자의 책임이다


이 사건의 첫 번째 쟁점은 보험 약관에 기재된 '제3자'라는 표현에 산재보험 기관이 포함되는지 여부였습니다. 보험사는 문언 그대로 근로복지공단도 제3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리적으로 볼 때 이는 대단히 자의적인 해석입니다.


우리 법원과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 견지하는 대원칙 중 하나는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입니다. 약관은 기업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이기에 그 내용이 명확하지 않거나 다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약관을 만든 기업에게 불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해당 약관에는 '산재보험금'이라는 구체적인 명칭이 명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제3자'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보험사가 사후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모든 공적 보상을 이에 끼워 맞추려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합니다.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문구를 근거로 고객의 권리를 제한하려는 시도는 합리적인 해석의 범위를 벗어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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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설명되지 않은 약관은 효력이 없다


두 번째 쟁점은 보험사의 설명의무 이행 여부였습니다. 설령 보험사의 주장처럼 산재보험금이 공제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더라도, 그러한 제한 사항을 계약 체결 당시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그 조항을 근거로 보험금을 깎을 수 없습니다.


보험계약에서 보험금 지급 제한 사유나 공제 항목은 계약자가 보험 가입 여부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따라서 보험사는 이를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보험사는 "산재보험금을 받으면 자동차보험금이 공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내했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단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설명하지 않은 약관은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는 법리에 따라, 보험사의 공제 주장은 힘을 잃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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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보상 순서에 따른 형평성의 모순


가장 결정적인 논리는 보상 수령 순서에 따른 불합리성이었습니다. 대법원 판례와 실무에 따르면, 유족이 자동차보험금을 먼저 받고 나중에 산재보험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산재보험금이 감액 없이 전액 지급됩니다.


그런데 만약 이번 사례처럼 산재보험금을 먼저 받았다는 이유로 자동차보험금을 공제해 버린다면, 단지 어떤 보험금을 먼저 신청했느냐라는 우연한 순서의 차이만으로 유족이 받는 총 보상액이 크게 달라지게 됩니다.


이는 법의 형평성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모순입니다. 법원은 이러한 논리적 허점을 정확히 짚어냈고, 수령 순서와 관계없이 동일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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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법원의 최종 판단과 시사점


재판부는 보험사의 공제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피고 보험사는 원고인 유족에게 자기신체사고 사망보험금 3,000만 원 전액과 그간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소송 비용 역시 보험사가 전액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단순히 한 개인의 승소를 넘어, 보험사가 모호한 약관과 공제 논리를 앞세워 피보험자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던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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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보험 전문가 안영진 변호사


보험사의 지급 거절 통보가 곧 최종 결론은 아닙니다. 보험사의 내부 논리는 법원의 판단과 다를 때가 많습니다. 약관의 허점과 설명의무 위반 여부를 면밀히 따진다면 결과는 반드시 바뀔 수 있습니다.


저는 삼성화재에서 수년간 소송 전담 및 자문을 수행하며 보험사의 내부 생리와 의사 결정 과정을 꿰뚫게 되었습니다. 보험사가 재판에서 내세울 전략을 미리 예측하고 이를 무력화하는 실무적인 대응이 가능한 이유입니다.


수많은 승소 사례를 통해 증명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명확한 해법을 제시합니다. 1회성 상담이라도 사건화 가능성이 높다면 구체적인 소송 계획서를 작성해 보내드립니다. 막연한 희망이 아닌, 승소로 가는 실질적인 이정표를 보여드리기 위함입니다.


보험사의 자의적인 해석에 정당한 권리가 가로막히지 않도록, 보험사의 생리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가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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