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의뢰인과 함께하는 안영진 변호사입니다. 추적 60분에서 비인가 국제학교의 실태를 고발하는 내용이 방영된 후에 관련 법률 자문 문의가 많습니다. 오늘은 비인가 국제학교로부터 어떤 유형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 해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1. 우리 아이가 다닌 곳은 법적으로 '학교'가 아니었다
가장 먼저 직시해야 할 현실이 있습니다. 비인가 국제학교는 학교가 아니라 학원입니다.
초·중등교육법 제4조 제2항은 사립학교를 설립하려는 자는 반드시 관할 교육감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대법원도 "초·중등교육법에 의한 학교를 경영하는 자란 초·중등교육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적법한 설립인가(또는 변경인가)를 받은 자를 의미한다"고 명확히 판시하고 있습니다.
교복을 입고, 영어로 수업하고, 'School'이라는 간판을 달았더라도 — 교육감 인가 없이 운영되는 시설은 법적으로 학교가 아닙니다.
현재 정식 인가를 받은 국제학교는 인천·제주·대구 등 전국에 단 7곳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130여 곳으로 추산되는 시설은 교육청의 관리·감독 체계 밖에 있습니다. 이 시설에서 이수한 과정은 제도권 학력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대부분 검정고시를 통해 학력을 별도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이 사실을 입학 전에 명확히 고지받지 못했다면, 그것 자체가 이미 법적 문제의 출발점이 됩니다.
비인가 국제학교 운영자는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초·중등교육법 제67조 제2항 제1호는 교육감의 인가를 받지 않고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집하여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한 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합니다.
실제로 법원은 외국인 교사를 고용하여 전일제 수업을 진행하고 유치원부터 고등과정까지 학생을 모집해 외국 교육과정을 제공한 시설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법원은 '사실상 학교의 형태'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 설립 목적, 명칭, 학제, 교육 내용, 교수진, 수업료, 졸업 및 학력 부여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여기에 더해, 운영자가 허위 사실로 학비를 편취했다면 형법 제347조 사기죄도 함께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해외 본교와의 계약 관계를 허위로 홍보한 경우
존재하지 않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안내한 경우
폐교가 예견된 상황에서 입학금을 수령한 경우
교육청 인가를 받지 않았음에도 정식 학교인 것처럼 오인하게 한 경우
"벌금만 내면 된다"는 운영자의 인식은 잘못된 것입니다. 운영 규모와 기간, 다른 범죄와의 결합 여부에 따라 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형사 고소와 별개로, 민사소송을 통해 납부한 학비를 직접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부당이득반환청구 또는 손해배상청구 두 가지 경로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인가 여부나 교육 과정이 허위였다면 계약 취소에 따른 원상 회복을 청구할 수 있고, 기망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와 전학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비용도 손해배상 항목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단, 소송 판결이 나오기 전에 운영자가 재산을 빼돌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압류 신청이 가장 시급한 선제 조치입니다. 운영자의 개인 명의 부동산, 법인 계좌, 시설 보증금 등에 대해 신속하게 가압류를 신청하여 집행 가능한 자산을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초·중등교육법 제65조 제2항은 무인가 시설에 대한 폐쇄명령 권한을 교육청에 부여하고 있지만, 이는 행정적 제재에 불과합니다. 교육청이 직접 학비 환불을 강제하는 법적 근거로 이어지지는 않으므로, 학부모가 직접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현실적인 유일한 구제 수단입니다.
일부 비인가 시설들은 "곧 대안교육기관으로 등록할 예정"이라며 학부모를 안심시킵니다. 그러나 관련 법 규정을 살펴보면 대부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주장입니다.
2021년 제정된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은 다음 시설의 등록을 명시적으로 제한합니다.
외국 대학 입학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시설
주된 언어가 외국어이거나 외국어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
학원법상 학원으로 등록한 시설
해외 명문대 진학을 마케팅하거나, 전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거나, 학원으로 등록된 시설은 대안교육기관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시설은 결국 법의 관리 체계 밖에 놓이게 되고, 폐교가 되더라도 교육청이 직접 개입하여 학비 환불을 강제하기는 어렵습니다.
"등록 예정"이라는 말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약속입니다. 이 말을 믿고 추가 학비를 납부했다가 피해가 확대된 사례도 있습니다.
법정에서 승소하기 위해서는 운영자의 기망 행위를 입증할 객관적 자료가 필요합니다. 피해를 인지한 순간부터 다음 자료를 즉시 확보하고 보존하십시오.
① 마케팅 자료 일체 입학 설명회 녹취록, 배포된 브로슈어, 홈페이지의 '해외 인증' 표기 캡처본, 담당자와 주고받은 문자·카카오톡 메시지. 운영자가 어떤 내용으로 학부모를 유인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증거입니다.
② 금전 거래 내역 학비 송금 확인증, 교복·교재비 결제 내역, 학교 명의의 영수증, 계약서 원본. 계약서상 환불 조항과 폐교 등 비상 상황에 대한 책임 규정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③ 학사 운영의 부실함을 보여주는 자료 교사 미배치 시간표, 무자격 강사의 수업 자료, 학생 진술서. 건물 등기부등본을 통해 근저당·압류 여부를 확인하면 운영자의 재정 상태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④ 교육청 공식 확인 관할 교육청을 통해 해당 시설의 법적 지위를 공식 문서로 확인해 두십시오. 이는 소송에서 인가 여부를 다툴 때 결정적인 공문서 증거가 됩니다.
비인가 국제학교 피해는 학부모의 과실이 아닙니다. 조직적인 기망 행위의 결과입니다.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병행하는 대응은 개인의 피해 회복을 넘어, 유사한 피해의 재발을 막는 데도 의미가 있습니다.
상황이 막막하게 느껴지더라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단호하게 대응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