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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르누이 Nov 17. 2023

재밌나? ..

그래 재밌으면 됐다

철부지 작은 병아리가 총총

둥지를 떠나 광야로 총총

호랑이가 될 줄 알고 총총


있지도 않은 이빨도 드러내 보고

엉덩이 비딱빼딱 걸음걸이 흉내

거울 속 근육이 날로 커진다


엄마 닭이 준 모이도 다 떨어지고

늑대 승냥이 밤낮으로 기웃기웃 히죽히죽

세찬 비바람 날개 속으로 파고들며

떠나온 엄마 집으로부터 거리도 점점 멀어지는데


“재미있나?

재미있으면 됐다.“


엄마 닭 한마디

회오리 바람되어

이껍질 저껍질 벗겨 날아가고

홀딱벗은 말라깽이 신생아가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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