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덤해지기.

by AHN SIHYO

지난 화요일.

여행가방을 잃어버렸어요.


분명히 관계자가 아니면 들어오지 못하는 곳에 뒀고

그곳에서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도 문이 잠가진 상태였기에

그곳에 가방을 두고


해야 할 일을 했죠.


3시간이 흘러.

서울로 올라오려고 가방을 찾으러 가니까


이런.

사라졌어요.

거기 갈 사람이 없는데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어디로 갔을까요?


그 날은

정장을 입고 있어서

가방 속에

패딩 한 벌

바지 한 벌

후드 티셔츠 한 벌

양말 하나

신발 한 켤레

그리고 화장품 세트

책 두 권이 들어있었는데

통째로 사라져 버렸어요.


분실물 신고를 했고

연락을 기다리면서도

CCTV로 확인이 되는지 안되는지 체크를 하고

연락을 또 기다리고


서울에 올라와서 해야 할 것이 있어서 올라와

다음 날이 되어 또 전화를 하고

기다려야 한다고 하고


그러기를 반복했죠.


마음 정했습니다.


새로 사자.

가방도 패딩도 다시 사자.

옷도...

책도 다시 사야 할 것 같아요.


대구 가서 읽으려고 구매한 책인데ㅠㅠ


시간이 조금씩 조금씩 흘러가니까

덤덤해집니다.


사람이 이래서 무서운 존재가 되나 봐요.


잃어버린 것에 대한 상실감이 큰데

잃어버림을 인정하게 되면 덤덤해집니다.


헤어질 때도 그때부터 며칠 정말 힘들더니

이 상황을 인정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정리가 되어있듯 말이죠.


내 가방은 어디 갔을까요?


가방 잃어버려서 정신없는데, 들리는 노래는 캐럴이고.

제가 좋아하는 Pentatonix의 That’s Christmas To Me가 나왔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pFjdfjrtf1Q


Merry Christmas.


16.12.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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