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어른답게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어른답게라는 말, 정말 어렵습니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을 때 보게 된 영화가 바로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입니다.
2014년에 한 번
그리고 이번에 한 번
비슷한 상태였거든요.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있어서 미련을 둔 적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어제가 아쉽고 그 때가 아쉽고 또 지금이 아쉬운거죠.
그때 해보지 못한 것들이 생각나고 이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는
줄리엣 비노쉬의 실제 삶을 모티브로 한 영화에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젊음에 대한 아쉬움과 빠르게 스치듯 지나가는 젊음을 바라보는 두 사람을 들여다보면서 삶을 다시 보고 내가 그 세상의 일부가 되어 살아남는 방법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어서 당시에 힘들었거든요.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던진 질문.
나는?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만약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 두 질문을 던지면서 저를 들여다 봤습니다.
독일 철학자 니체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집필한 곳으로 유명한 스위스의 실스마리아.
호수에서는 물안개가 쫙 깔리고
세상 모든 구름이 모이며 마을을 덮어버리는 동네입니다.
이 동네는 뱀이 지나가는 것 같다고 해서 말로야 스네이크라는 이름도 갖고 있어요.
중견배우가 된 마리아 엔더스(배우 줄리엣 비노쉬)를 스타로 만든 연극 말로야 스네이크가 만들어진 곳이 바로 실스마리아입니다.
이 연극을 연출한 감독은 마리아가 실스마리아로 이동하면서 세상을 떠나 없지만, 첫 연극 이후 20년만에 리메이크되는 말로야 스네이크에는 그 감독의 혼이 남아있죠.
연극 말리아 스네이크에서 연상의 상사인 헬레나를 유혹해서 자살로 몰고 가는 매력적인 시그리드를 연기했던 마리아가 연극의 감독이 받을 상을 대리수상하기 위해서 스위스에 오게 되었지만 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빈 손으로 실스마리아에 오라고 했던 감독.
영화 초반을 보면 마리아가 정말 정신 없는 것 처럼 나오는데요.
이혼 소송도 있고 연극도 있고 또 영화 수상도 있다보니까 정말 정신 없었는데 갑작스럽게 감독의 자살 소식을 듣습니다.
리메이크 작품을 연출할 감독 클라우스를 만난 마리아는 역할이 시그리드가 아니고 헬레나라는 말에 거절하려고 했지만 매니저인 발렌틴(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으 몇 마디 말로 역할을 수락합니다.
20년 전, 마리아가 맡았던 역할 시그리드는 조앤(배우 클로이 모레츠)가 하게 되었죠.
마리아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말리아 스네이크에서 헬레나와 시그리드의 대립각을 잘 소화했기 때문이에요. 늙은 상사인 헬레나를 유혹해서 파멸로 이끌었던 시그리드는 정말 매력 넘치는 캐릭터인데 비해서 헬레나는 젊은 사람을 이기지 못하는 배역이라서 이 대립각을 잘 해냈기에 유명해집니다.
마리아가 헬레나를 하고 싶지 않았던 이유는 처음에 시그리드를 맡으며 헬레나의 마음을 들여다 봤기 때문입니다. 시그리드를 돋보이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캐릭터가 되었고요.
줄리엣 비노쉬, 퐁네프의 연인들 보고 반해버린 배우인데요.
마리아의 감정을 그리고 깊은 생각을 너무 현실적으로 표현해요.
많은 배우들이 그렇듯, 인터넷을 멀리하는데 시그리드에 캐스팅 된 조앤을 계속 찾아보면서 질투하고 있고, 매니저와 이야기하면서 감정소비를 하면서 힘들어하죠. 그리고 매니저인 발렌틴은 힘들지만 전성기에 대한 추억이 큰 마리아가 오래 시그리드로 남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해하면서 현실을 바라보기 원했디만 그렇지 않아 마리아를 떠나고 싶어해요.
메소드 연기가 기가 막히는 줄리엣 비노쉬가 있었기에 이 영화가 돋보이게 됩니다. 화려한 과거를 나이가 들어도 간직하고 싶어하는 캐릭터로 자기보다 어린 사람을 보면서 느끼는 질투, 정말 무서웠어요.
발렌틴과 마리아가 나누는 대화에 집중하다 보면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염문설도 보이고요. 영화에서 갈등을 제대로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데요, 현실을 깨닫지 못하는 마리아와 대립하면서 허구와 현실을 왔다갔다하게 만들죠.
클레이 모레츠는 조금 나오지만 정말 밀리지 않는 연기를 하면서 영화에서 균형을 잡아줍니다. 뭔가 허구와 현실 그 사이에 경계가 있었는데 그 경계를 없애버리게 되더라고요.
영화에 나오는 여러 복선, 그리고 상상, 허구 또 현실이 복잡하게 연결되어있는데 이게 다 하나하나 의미가 있었어요.
한 중견배우의 욕망을 하나하나 풀어냅니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욕망이 마리아라는 캐릭터의 삶에서 어떻게 그 사람을 휘어 감는지 보면서 재미있는 포인트가 하나 나오는데,
바로 마리아, 발렌틴, 조앤 이 세 캐릭터의 시선으로 마리아의 모습이 읽혀진다는 것 입니다.
여배우들의 삶을 이야기하지만 정말 이 인생을 살면서 삶의 그 한 가운데에 서서 시간의 빠름을 느끼는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이 좀 묵직합니다.
감독의 연출력에 배우들의 기막힌 내면 연기 그리고 실스마리아의 숨막히는 풍경이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를 한번 더 보고 싶게 만들어요.
시간이 흘러가면 이제는 이기는 싸움보다 지는 싸움이 많을 것이라는 아빠의 말이 기억 깊은 곳에 있었는데 이 영화보고 살살 둥둥 떠올랐어요.
결국 타협이라는 것이 답일까?
마리아가 마지막에 제안하면서 그게 거절당하지만 거절을 받아들이는 모습도 이해가 되었고요.
구름이 계곡을 넘어 뱀처럼 흘러내린다는 말로야 스네이크.
뱀처럼 보면 뱀이지만
구름처럼 보면 그냥 구름인 구름과 게곡.
아름답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떠올리게 되고요.
젊은 시그리드를 해봤고,
나이든 시그리드를 하게 될 마리아에게는 어쩌면 더 좋은 기회라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위로해주고 싶었던 것일까요?
'나를 아름답게 해줄 사람은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남깁니다.
거의 끝나갈 내 나온 파헬벨의 세 대의 바이올린과 통주저음을 위한 카논과 지그 D장조.
https://www.youtube.com/watch?v=JvNQLJ1_HQ0
17.12.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