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플레이어를 갖고 있다는 것.

by AHN SIHYO

2002년인가보다.

그 전에는 소니의 워크맨을 듣고, 소니의 CDP를 듣던 내게

우연히 플래시 메모리 플레이어가 손에 들어왔습니다.


처음 mp3 파일을 사용한 것은 1995년 1996년 즈음으로 알고 있는데

초등학교 1~2학년이던 시절에는 워크맨을 갖고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 카세트를 구매해서 듣기 시작했고

4학년때 처음으로 CDP를 갖게 되었죠.


그리고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MP3 플레이어가 손에 들어왔습니다.

그 당시 레인콤이라는 회사에서 출시한 아이리버의 iFP-100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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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있었던 이 mp3 플레이어가 손에 들어오고나서는 매일매일 듣고 싶은 음악을 다운 받고(어두운 경로로...) 그리고 매일매일 아이리버의 전용 프로그램에 들어가 음원 순서를 매번 바꾸고 매일매일 빌보드 차트와 영국의 오피셜 차트를 들어가 새로 발매된 앨범 리스트와, 인기 순위에 있는 곡들을 찾아 다운받고 집어 넣고 길을 걸으며, 학교에서 쉬며 MP3 플레이어와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작은 뮤직 플레이어에 128메가바이트의 곡이 들어가더니

어느 순간 256메가바이트가 들어가는 플레이어가 나오고

또 512메가바이트가 들어가는 플레이어가 나왔죠.


이때부터 MP3플레이어에 꽂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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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크래프트라는 닉네임의 아이리버 iFP-390를 구매했고

목에 걸고 자전거를 타며 더 음악에 빠져들었습니다.


집에서는 영어를 공부해야했기 때문에 영어 교재 CD를 리핑해서 담아 듣고

밖에서는 폴더를 바꿔 Pop을 들었죠.


브리트니 스피어스

엔싱크

백스트리트 보이즈

어스 윈드 파이어

베이즈먼트 잭스

에미넴 이런 이름의 가수들을 들었죠.


뒤이어 사용했던 아이리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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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 순간 아이팟을 쓰고 있었죠.


제게 MP3 플레이어란 많이 특별했습니다.

매순간 함께하던 친구였고

꿈을 갖게 만들어준 친구였고

또 그 꿈을 확장시켜준 친구였고

지금 이 순간 다양한 장르를 편하게 듣게 만들어줬죠.


어떻게 보면 사춘기 시절에 MP3로 팝음악과 재즈를 들으면서 집에서도 밖에서도 나만의 세상을 갖게 된 것이죠.

오쿠다 히데오가 라디오를 들으며 자기만의 세상을 갖게 된 것처럼 말이죠.


그렇게 내가 만들어졌고

그렇게 사회 속에 빠저 들었고

그렇게 집중할 수 있게 되었죠.


어떨 때는 부드러운 곡

어떨 때는 빠른 곡

어떨 때는 시끄러운 곡

어떨 때는 신나는 곡

어떨 때는 우울한 곡과 같이 다양한 곡들을 들으면서 사춘기가 지나갔어요.


사실

중학생때만해도 무서울 것이 없었는데

고등학생때 그 무서울 것 없던 아이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보내면서 무서운 것이 많아졌고 그 무서운 것을 이겨내는 과정에 함께 했던 플레시 메모리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였기 때문에 잊을 수 없는 브랜드죠.

아이리버.


일찍부터 워크맨으로 가족들과 함께 모여있는 시간에서 독립했고 MP3플레이어를 들으면서 폭 넓은 꿈을 갖게 되고 일상의 행복, 기쁨, 슬픔, 아픔을 함께한 친구였습니다.


03.03.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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