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의 구린 아이디어를 토대로, 돈 좀 아껴보겠다고 3개의 스키와 부츠, 헬멧을 두개의 스키백에 나눠담고, 이고지고 끌고 오는 것은 보나가 당첨이 되었다.
원래, 보나와 한나가 함께 이고지고 오기로 했지만 한나가 지갑을 집에 두고 오는 바람에 따로 오게 되었다....
게다가 다들 전날까지 일이 너무 많아서 새벽3시까지 일하고 짐싸느라 2시간밖에 못잤기 때문에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스키백에 스키를 담아온 보나와 한나는, 스키백이 너무 무거운 나머지 새벽 5시부터 몹시 빡이 쳤다.
나는 그와중에 딸의 미술학원 연필을 깎고 도시락을 싸고 나왔다...
우리의 출발일은 설 연휴 전날 마지막 평일이었기 때문에 출국장으로 나가는 3시간 내내 일하느라 전화를 하고 노트북을 켜며 쌩쑈를 했다.
다행히 커피수혈 후 우리모두 평화를 찾았다. 나는 조심스레 전날 쿠팡에서 산 손잡는 양말을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싸구려여서 양말 한짝은 손이 떨어져있었다. 하지만 나는 우리의 우정을 위해 냄새나는 양말을 계속신었으나, 애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양말을 벗어재껴 나는 가뜩이나 땀이 많은데 발까지 질척거리는채로 걸어다녀야했다...
삿포로에 도착해서 니세코행 버스를 타기 위해 우리의 괴물 스키백을 들고 한참을 걸어, 결국 버스를 타기도 전에 만삼천보를 찍은 작고 귀여운 이한나는 추노머리를 한 채 지쳐버렸다...
다행히 김근력(나)과 김엉덩이(보나)는 힘이 남아 꺅꺅거리며 휴게소 구경도 하고 푸딩도 먹으며 눈 쌓인 삿포로를 구경했다. 3시간이 걸려 도착한 우리의 니세코 숙소 하쿠운소는 개인 락커시설과 왁싱룸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렸고, 우리 방 앞 대욕탕도 우리의 원만한 우정에 큰 역할을 했다.
겨우 짐을 정리하고 동네를 구경하며 Afuri라는 식당에서 제대로된 첫끼를 먹으며 니세코의 물가를 체감했다. 다음날 제발 제발 아프지말고 스키를 타보자며 다짐하고는, 기상한지 17시간만에 침대에 누워볼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날 더 엄청난 것이 기다리고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