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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아론 Nov 21. 2017

어렵고도 쉬운 위로,
잘 하는 법이 있다면…

위로를 주고받으면서 함께 삶을 꾸려간다는 거, 꽤 괜찮지 않나요?

많은 사람들이 위로가 어렵다고 말하죠. 왜일까요. 위로를 해주기 위해서는 위로받는 친구가 힘들어하는 부분을 해결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은 아닐까요? 사전적 의미로 위로란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주거나 슬픔을 달래주는 것'입니다. 누구도 타인의 마음 속 문제를 한방에 해결해줄 수는 없죠. 다만 위로를 통해 따뜻함을 전할 수는 있을 거에요.


그러니 제발, 위로가 필요한 친구에게 뭐가 문제인지 재촉하듯 묻지 마세요. 힘든 이유가 타당한지 아닌지 평가할 필요도 없고요. 그것보다 더 힘든 사람 많다는 말은 더더욱 필요 없어요. 중요한 건 친구가 얼마나 힘든지 어떻게 힘든지, 그걸 알아주는 거예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첫 번째, 친구가 했던 말을 되풀이하거나 재조합해서 질문하기. 애인과 헤어진 친구가 “자꾸 밤만 되면 외롭더라”라고 말한다면 “밤에 더 외로운 거야?”라고 묻고, 오래 함께한 반려 동물을 떠나보낸 친구가 “뽀삐가 마지막 순간에 무슨 말을 하려는 것처럼 나를 한참이나 쳐다봤거든”이라고 말한다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였을까?”하고 묻는 거죠. 이어지는 질문으로 인해, (친구가 원한다면) 더 깊은 이야기까지 꺼낼 수도 있을 거예요. 마음이 힘들 때,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위로 받았다고 느껴요. 


두 번째, 내가 친구의 입장이라면 어떤 기분일 것 같은지 얘기하기. “맞아. 나도 애인이랑 헤어졌을 때 며칠 동안 잠도 못 잤어.” “10년을 함께 한 뽀삐니까. 나라도 너무 슬플 것 같아.” 일종의 역지사지인데, 여기서 중요한 건 ‘기분’을 얘기하는 거예요. 내가 너라면 어찌저찌해서 나아질 거야! 이런 식은 곤란해요. 친구에게는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같이 느껴주려는 노력이 위로가 되는 거니까요.


하지만… 역시 위로의 핵심은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것’에 있어요. 몇 마디로 끝나는 위로는 위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위로가 필요한 사람은 아픈 사람과 같아요. 혼자서 아픈 건 정말 외롭죠. 그런데 내 아픔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만큼 외로움을 덜어낼 수 있어요. “오늘 기분은 어때? 괜찮아?” “OO 갔는데 네 생각났어. 다음에 같이 가자” 내가 보낸 뜬금없는 메시지나 실없는 전화 한통이 친구에게 위로가 되는 순간이 분명 있을 거예요. 그렇게 툭툭 털고 일어난 친구가 언젠가 끙끙 앓는 내게 위로를 건네는 순간도 생기겠죠. 위로를 주고받으면서 함께 삶을 꾸려간다는 거, 꽤 괜찮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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