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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Feb 08. 2022

세계 맥주계의 이단아들을 소개합니다.

세계 맥주 기행 - 마지막 이야기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770

 

1. 산 미구엘(San Miguel)

 

요즘은 동남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많아서 좀 덜한데, 스페인어로 되었다고 해서 스페인 맥주라고 아는 척하는 이들이 과거엔 좀 있었다. 엄연한 필리핀을 대표하는 필리필 맥주, 되시겠다. 산 미구엘은 스페인어로 ‘성(聖) 미카엘’이라는 의미이다.

 

필리핀의 다국적 기업으로 본사는 메트로 마닐라에 위치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최대 상장 식품·음료·포장 회사이자 매출 규모로는 필리핀 최대 기업이다. 필리핀 내 100개 이상의 공장을 가지고 있다. 주력 제품인 산 미구엘 맥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10위안에 늘 들어간다.

 

산미구엘 맥주의 역사

 

1890년 필리핀이 스페인의 식민지배를 받던 시절에 스페인 정착자 돈 엔리케 바레토(Don Enrique Barreto)가 ‘라 파브리카 데 세르베자 드 산 미구엘(la Fabrica de Cerveza de San Miguel)’이라는 이름으로 맥주 회사를 설립해서 스페인의 맥주 양조 기술을 바탕으로 ‘산 미구엘 페일 필젠’을 처음 출시하였다.

 

1913년 ‘산 미구엘 브루어리(San Miguel Brewery Inc.)’로 사명을 변경하고 상하이, 홍콩, 괌으로 수출을 시작하였는데, 1948년 홍콩에 최초의 해외 공장을 세웠다. 1964년 지금의 산 미구엘 코퍼레이션(San Miguel Corporation)으로 사명을 바꾼 후 다양한 종류의 맥주와 파생 상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후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및 말레이시아에도 해외 공장을 설립, 세계 각지에 총 9개의 양조장을 운영 중이고 현재 세계 60개 이상의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산 미구엘 맥주에는 어떤 종류들이 있나요?

 

산 미구엘 페일 필젠(San Miguel Pale Pilsen)

산 미구엘의 가장 대표적인 맥주로, 세계 10대 맥주를 뽑으면 항상 상위권에 랭크되는 명품 라거 맥주 중 하나이다. 독특한 병모양과 은은한 향, 완벽히 균형 잡힌 맛이 특징이다. 열대 동남아에서 만들어낸 특성에 맞춰, 얼음을 넣은 잔에 넣고 얼음이 녹아 밍밍해지기 전에 시원하게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알코올 도수는 5%. 한국에 들어오는 캔 제품은 홍콩 공장 생산 제품이고, 병 제품이 필리핀 생산품이다.

 

산 미그 라이트(San Mig Light)

100칼로리로 칼로리를 낮춘 맥주. 알코올 도수는 5%이다.

 

레드 호스(Red Horse)

저렴하면서도 알코올 도수가 높아서 젊은 남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맥주이다. 알코올 도수는 무려 8%라 소맥 느낌까지 들어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좋은 편.

 

산 미구엘 플레이버(San Miguel Flavored)

과일맛이 나는 맥주로, 레몬 맛과 사과 맛이 있다. 도수가 낮아서 술을 잘 못 마시는 여성들이 맛있는 향과 더불어 선호를 보이는 맥주이다. 알코올 도수는 3%.

 

미구엘 슈퍼 드라이(San Miguel Super Dry)

미국, 독일, 체코의 홉을 혼합해서 제조한 드라이 맥주. 알코올 도수는 4.8%이다.

 

산 미구엘 프리미엄 올 몰트(San Miguel Premium All-Malt)

고급 몰트와 홉을 사용하고 오랜 시간 숙성해 만든 산 미구엘의 프리미엄 맥주. 알코올 도수는 5%.

 

2. 코로나 엑스트라(Corona Extra)

멕시코를 대표하는 맥주 브랜드로, ‘코로나’는 스페인어로 ‘왕관(Crown)’을 뜻한다. 제품에 표기된 왕관 로고는 멕시코 푸에르토 바야르타(Puerto Vallarta)의 과달루페 성모(La Virgen de Guadalupe) 성당에서 과달루페 성모를 숭배하기 위해 만든 왕관에서 유래했다.


멕시코 주류업체인 그루포 모델로(Grupo Modelo)사가 1925년에 코로나 엑스트라를 출시한 이후, 해변과 라임을 활용한 광고 캠페인을 통해 젊은 사람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고 현재 180개국에서 유통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2013년 그루포 모델로 사가 세계 최대 맥주 회사인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사에 합병되었다.

 

코로나 맥주의 역사

1925년에 브라울리오 이리아르테(Braulio Iriarte)가 멕시코 시티(Mexico City) 인근에 ‘세르베세리아 모델로(Cervecería Modelo, 세르베 세리아는 양조장을 의미함)’를 설립하고, ‘코로나 엑스트라’를 출시한다.

 

1930년 46세의 사업가인 파블로 디에즈 페르난데즈(Pablo Diez Fernandez)가 세르베 세리아 모델로의 경영을 맡게 되면서 이름을 ‘그루포 모델로(Grupo는 그룹을 의미함)’로 변경했다. 파블로 디에즈 페르난데즈는 1884년 스페인에서 태어났고 1915년 21살이 되던 해 일자리를 찾아 멕시코로 이주했다. 그루포 모델로의 경영을 맡은 파블로 디에즈 페르난데즈는 독하고 저렴한 멕시코 전통주에 밀려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던 맥주를 코로나 엑스트라를 통해 대중화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결국 성공을 이루게 된다.

 

현재는 AB 인베브가 모델로 사를 완전 인수하면서 미국 내 반독점법 문제로 모델로 사가 미국 내 사업 자체를 포기하게 되었고, 이후 컨스텔레이션(Constellation)이라는 회사에 미국 내 사업 권한을 매각했다. 따라서 코로나를 비롯한 모델로 사 맥주의 미국 수출용 제품은 컨스텔레이션 사가 보유한 멕시코 소재 공장에서 생산된다.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수입 맥주라고 할 정도로 미국 내에서의 인기는 독보적이다. 영화 <분노의 질주>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맥주로 배우 빈 디젤이 폴 워커와 시원하게 들이키는 장면으로 더욱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코로나는 1925년부터 주조를 개시했고 지금까지 그 방법을 유지해 왔다고 한다. 일반적인 맥주가 흔히 녹색이나 갈색 병에 담기는 것과는 달리 투명한 유리병에 맥주를 담아 판다.

 

코로나 엑스트라는 뭔가 특별함이 있다?!

코로나 엑스트라는 라거 맥주(Lager Beer) 계열 중 필스너(Pilsner)에 해당된다. 하지만 일반 필스너가 주재료로 보리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코로나 엑스트라는 쌀을 사용해 쓴맛이 적고 가벼워 청량음료와 같은 깔끔한 맛을 낸다. 이 외에도 코로나에는 엿기름(Barley Malt), 옥수수(Corn), 홉, 효모(Yeast), 산화방지제(Antioxidant) 등이 추가로 첨가되고 있으며, 이 중 쌉쌀한 맛을 더하는 홉은 멕시코의 기후 여건상 현지 생산이 어려워 독일에서 전량 수입해서 쓰고 있다.

 

코로나 엑스트라는 뭐니 뭐니 해도 긴 목의 투명한 병이 트레이드 마크로, 짙은 갈색의 다른 맥주 브랜드의 병들 사이에서 차별화 전략에 성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1980년대 멕시코 해변으로 놀러 왔던 미국의 젊은이들이 코로나의 빈 병을 미국으로 그대로 가져가는 일이 빈번해 매출은 상승한 반면 병 회수율은 저조한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코로나 엑스트라를 제대로 마시는 법

코로나 엑스트라는 라임이나 레몬 조각을 병 입구에 끼워 마시는 것으로 유명한데, 라임을 넣으면 탄산이 줄어들어 다른 숨겨진 미묘한 맛을 끌어내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맥주에 라임을 넣는 이유는 고산지대가 많은 멕시코의 지리적인 특성과 더운 날씨와 관련이 있는데, 갈증 해소를 위해 술에 라임이나 레몬, 소금을 넣는 멕시코의 음주 문화가 자연스럽게 코로나 엑스트라에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본래 멕시코의 식문화에는 거의 모든 음료, 음식에 라임과 소금이 들어간다. 물론 음료에 라임 대신 오렌지도 사용하기도 한다. 맥주에 소금과 라임이 들어가는 것을 ‘첼라다(CHELADA)’라고 하고, 토마토 해산물즙과 라임 소금이 들어가면 ‘미첼라다(MICHELADA)’라고 한다. 멕시코 현지에서는 코로나만 라임과 함께 마시는 게 아닌 모든 맥주에 개인의 취향에 맞게 첼라다로 마실 경우 라임을 넣는다.

 

1980년대 미국의 젊은 세대들이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 멕시코 해안을 찾았을 때, 코로나 엑스트라를 파티 음료로 자주 활용하게 되었다. 이들은 칵테일처럼 코로나 엑스트라에도 라임을 첨가하기 시작했고 미국으로 돌아가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코로나 엑스트라를 즐겼다. 이를 통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 방식이 바에도 그대로 전해지며 유행하기 시작했고 코로나 엑스트라만의 방식으로 자리 잡으며 투명한 병 디자인과 함께 코로나 엑스트라의 상징이 되었다.

그루포 모델로사에서 출시되는 코로나 브랜드 라인은 사이즈와 알코올 도수 함량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 1925년 오리지널 레시피로 만들어진 코로나 엑스트라(Corona Extra), 작은 사이즈의 코로니타 엑스트라(Coronita Extra), 코로나 라이트(Corona Light)가 3가지 브랜드가 있다.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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