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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하는 카리나 Nov 15. 2019

제발 퇴사했으면 하는 '오피스빌런' (1)

월급은 나보다 더 받으시면서 왜 니 일도 내가 하나요, 차장님?

당신의 회사에는 ‘오피스빌런’이 있는가.

 

베이비부머 세대가 밀레니얼에게 잔소리를 시작할 때, 'OK, BOOMER'라고 말해보자. 적당히 하라(고 쓰고 '꼰대님 닥치시죠'라고 읽는다.) 며 대화 종결을 이끄는 유행어다.


오피스빌런은 회사(Office)와 악당(Villain)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직장인 악당!'

즉, 회사 내에서 피해를 끼치는 사람을 비꼬는 신조어다.


‘악당’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귀엽기라도 하지,

실제로 오피스빌런을 마주치면 속이 터진다.


타인의 업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짓(!)만

골라하는 탓에 

늘도 당신은 회사에서 나마스떼. 관세음보살을 외치며 억지로 감정을 다스리려 노력한다는 것.

알고 있다.


오피스 빌런과 같은 프로젝트로 엮이는 순간부터 점점 차오르는 퇴사 욕구.

안다. 필자도 수시로 올라와 감정조절을 위한 운동을 시작했다. (미봉책에 불과하지만)


제발 알아서 퇴사했으면 하는 오피스 빌런,

직장 내 민폐 갑 캐릭터 유형 시리즈 1탄이다.



유형 1. 누가 봐도 무능력한데 일까지 떠넘기는 상사

(feat. 나보다 연봉 많이 받잖아 이ㅅㄲ 왜 일 안해%$%#?)


회사 밖에서 만났으면 나한테 말도 못거는 찌질이 주제에_너의 일도 나의 일이라고?_야_나와.zom.majabolre


회사 내 직급이 주는 권위를 이용하여 ‘권리와 성과’만 취하는 유형.


미꾸라지처럼 위기상황을 잘 빠져나가고 아부에 능하기 때문에 윗선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는다.

겉으로 보기엔 성격도 좋아 보이고, 부하 직원에게 피드백도 잘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까 보면 다르다.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이 유형에게 적합하다.


약간의 나르시시즘과 폭력적인 성향이 있는 것도 특징이다. 자신은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이 회사에서 제공하는 모든 권리를 누려야 하지만, 부하직원은 자신의 하수인으로 인식해 마구 부려먹는다. 설상가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피드백을 읊으며 부하직원을 괴롭게 만든다.


‘관리자’라는 명목 하에 절대 실무를 하지 않지만, 겉보기에는 누구보다도 실무를 열심히 하고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속이 터진다.

주니어 입장에서는 열심히 일해봤자 직급이 낮다는 이유로 매번 남 좋은 일만 시키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아니, 주니어가 아닌 누가 엮여도 이 유형과 일하면 팀 사기가 급격히 떨어진다. 특히 회사에서 감정 소비하기 싫어 그저 묵묵히 일하는 유형의 직원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다. 


때문에 이 유형과 일하는 부하직원들은



“일은 다 내가 했는데, 구구절절 ㅈ 같은 피드백이나 주고.
결국 인정은 상사가 받네?”
"저렇게 뺀질거리며 일해도 나보다 연봉은 많이 받아가는구나.”


"도대체 나는 회사에서 뭐지?”
"누구나 아는 내용을 왜 여러 번 말하는 거지?
"왜 피드백을 저따구로 주는 거지?"
"나는 무엇을 위해, 누굴 위해 9to 6 분주하게 일하는 거지?”

라며 현타에 빠지고 결국 퇴사한다.


“너의 일은 당연히 너의 일, 상급자인 나의 일도 너의 일.”을 몸소 실천하는 민폐 갑들.

안타깝지만 이들에 대한 가장 좋은 대응 방법은 엮이지 않는 것이다.



자.기.의.일.은. 스.스.로.하.자. 니.일.은.니.가.하.세.요.^^.pensu


그러나 이미 우리는 이미 이런 민폐 캐릭터와 엮였다. 같이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모든 것을 문서화/이메일화 하자.

상사보다 더 결정 권한을 많이 가진 윗 상사가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면,

그분을 참조(CC) 넣는 것도 방법이다. 민폐 캐릭터는 주로 구두로(Oral) 일을 시키고 피드백을 주는데,

그가 주는 쓸모없는 피드백을 하나하나 기록해서 서면화하며

내가 이렇게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을 넌지시 알리자.

(슬픈 사실은 상사보다 윗사람은 너무 바빠 이메일 확인을 못하고, 

민폐갑의 보고를 통해 일의 흐름을 파악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열심히 증거를 쌓다보면 당신의 억울함이 드러날 기회가 찾아온다.)


자승자박 하도록 일을 해주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이 경우 직장 내 인간관계에 적신호가 켜진다.

편하고 좋지만 화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섣불리 추천하진 않는다.


안다. 마음 같아선 무능력한 상사를 공개적인 자리에서 망신 주고 싶고, 개인적으로 들이받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행동하는 순간 회사 내 나의 평판에 문제가 생긴다.

적어도 3~5년 나보다 더 입을 털어온 사람에게 굳이 내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이 당신이 고생하는 것을 모르는 것 같지만,

의외로 You know, I know, Everybody knows.

회사 사람들은 당신의 상사가 ㅂㅅ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너무 외로워하지 말자.


만약 홧병날 정도로 현타가 와서 어떻게든 풀어야겠다면?

서면으로, 그리고 둘만 있을 때 웃으면서 잘근잘근 조지자.

가장 가까운 적은 바로 앞에 있다는 것을 민폐 갑에게 눈치로 주는 게 포인트다.

단, 누가 봐도 밝게 웃으면서  그의 헛소리를 언급하고 예의 있게 대응하는 게 포인트다.(feat. 빙그레 ㅆㄴ)

그 이상은- 당신 자신을 위해 참자.

내가 무능력하고 헛소리하는 꼰대가 아님을 감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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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Rachel

어쩌다 보니 홍보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고, 세상을 다채롭게 살고 싶은 호기심 많은 사람입니다. 직장생활의 희로애락을 글로 쓰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어내려 합니다. 글 속 인물은 모두 허구의 인물이며 어느 사람도 명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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