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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혼 Oct 03. 2023

이게 무슨 일인고_프롤로그

환갑에 떠나는 미국여행_프롤로그

공항이 원래 이렇게 붐비었나 새벽에 나온 인천공항은 출국객들의 긴 줄로 북적인다. 연휴 끝이라 한가할 줄 알았았는데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지금 미국을 가기 위해 공항에 나와있다. 코로나와 직장에 얽매이다 보니 쉽게 시간을 내지 못했다. 실로 사 년 만에 다시 가보는 미국이다. 수동적인 삶은 늘 그러했다.


기회가 왔다.

은퇴를 한 지 3개월이 지나는 지금 핑계가 좋다. 아이들도 볼 겸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기 위한다는 평범한 이유로 출발하지만 내심 다른 것으로 기대가 가득하여 얼마 전 다친 허리를 부여잡고도 나섰다




회사에 일에 오래 몸담았던 나에게 모임은 그리 많지 않다. 기껏 해야 직장 OB모임과 특정 부서 업무 모임, 고교 동창모임 등 그동안 해왔던 일과 지인에 관련된 모임이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그런 모임의 특징은 끈끈한 결속인지는 몰라도 같은 주제의 이야기 속에서 맴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직장 동료들의 모임이라면 작년에도 말하며 웃었던 신입시절 이야기와 한참 고생했을 때 경험 이야기를 고향 친구나 동창들이라면 어릴 적 추억 이야기를 처음인양 앞다투어 반복하고 있다. 어쩌다 헛기침 한 번으로 누군가가 새로운 화제로 이야기를 바꿔보면 금세 지루해하며 각자 지방방송으로 떠들기도 하며 더러는 싸우기도 한다. 


왜 그럴까?


공통점이라는 결속의 한계를 탓할 수도 있겠으나 함께 빠져들만한 공통의 주제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즉 외골수의 삶들을 살아온 사람들이라 공감 가는 새로운 경험이나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구속된 모임에서는 대화기 빈약하다. 그렇다고 경제, 문화, 독서등 다양한 새로운 전문 모임에 참여하는 용기는 아직 없다.


이제 은퇴를 하고 시간을 즐긴 지 3개월이 되어간다. 바쁘게 시간의 압박으로 살다가 풀어진 새로운 환경이 신선했다. 하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있다 벌써 몸이 근질거리고 있다. 충분히 쉬었다는 증거이다. 이제는 삶의 범위를 넓혀볼 기회가 온 것이다. 그래서 이번 이 여행이 나에게 중요한 것이다



인간은 타인의 눈길에서 지옥을 경험한다고 사르트르가 말했다. 그것을 탈피할 수 있는 기회는 새로운 세상의 여행이다. 시간이 자유로우니 핑계도 없다.


소위말해 산전수전 그리고 공수전까지 경험을 해보고도 끝없이 나오는 새로움에 당황하여 앞선 시간을 후회를 하면서 살아간다. 나 같은 기회로 우리가 사는 현세의 첨단을 경험해 보는 것도 행운 일 것이다. 그래서 눈높이의 한계를 재 설정해 줄 세계적 도시 미국 뉴욕의 랜드마크, 번화한 거리 그리고 다양한 문화를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그동안 글을 끄적이며 늘 하는 말이 지금을 즐기며 진지하게 살아가자고 했다. 하지만 늘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렸을 말이지만 이제 세상의 한계를 직접 보고 나면 새로운 가치의 재정립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공항에 들어서고 있다.  그렇게 애타게 찾던 글감도 어느새 가방 속 노트북에 바싹 붙어 그럴싸하고 따라나선다. 덕분에 이번 여행의 느낌을 잊지 않으려 계속 써 보려고 한다.

 



매일 쓰고 있는 Tistory 나의 <'롱혼'의 일상>에 올린 며칠 전 일기로 마음의 준비를 대신한다.



'늘 가던 길로만 가면, 삶은 결코 달라지지 않는다' - 천우인

10월 2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한달살이의 계획을 잡았다.

첫째 주는 달라스 인근에 살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볼 것이다. 특히 스스로 독립하여 마련한 아들의 새집에 부족한 것은 없는지 살펴보며 기특해할 것이고 딸은 PLANO로 이사를 했다는데 함께 머물며 보듬어 응원할 것이다.

둘째 주는 자동차 여행으로 콜로라도 자연풍광에 탁 트인 가슴을 열으려  떠나려 한다. 덕분에 움츠렸던 가슴을 풀어놓으려 한다. 달라스에서 콜로라도까지 자동차로 12시간 걸린다는데 준비를 단단히 해야겠다.

셋째 주는 일주일간 눈높이 한계를 찾아 뉴욕 살이를 해보기로 했다. 딸은 Data PM의 노매드로 회사에 보고만 하면 문제없다는데 아들 스케줄은 아직 안 나왔다. 무리 없이 가능한 시간 내에서만 합류하면 될 것 같다.

넷째 주는 나를 위한 옵션으로 남겨놨다.

10여 년 가족유학을 하느라 서로 부딪히고 깨지고 소리를 치며 차디찬 바닥도 경험하며 꿋꿋하게 우뚝 올라선 시간이라 그동안의 마음의 상처를 서로 보듬어 주며 훌훌 털어내는 위로의 시간을 갖고 다시 각자의 인생길을 향하기로 한 것이다.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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