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혼'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다고 한다
들의 꽃이 산의 나무가 가르쳐 줬어요
그 흔한 꽃과 나무가 가르쳐 줬어요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다고
- 홍순관 '나처럼 사는 건'
한 달간의 캐나다, 미국 여행을 정리한다
이번 여행은 가족의 만남과 낯선 곳의 여행으로 황홀했다. 더불어 나는 무엇을 느꼈고 무엇을 얻어 가는가?
나의 공개된 Tistoy 일기글인 < '롱혼'의 일상>을 함께 돌아보며 정리하였다.
1. 지금을 잘 살자.
( 2024, 09, 21 일기)
오늘은 록키 빙하가 만들어낸 '레이크 루이스'호수 산책을 했다. 절정의 비경에 감탄하고 사진에 담았다. 그런데도 뭔가 부족하다. 입술이 떨려온다. 기대가 컸던 것인지 아니면 너무 광활하여 빈 곳이 함께 보여 그런 것인지 뭔가 허전하다. 무엇일까?
아쉬움을 안은채 벤프곤돌라를 타고 산등성이에 오르자 탁 트인 록키의 전경이 파노라마로 펼쳐든다. 종이장처럼 구겨져 솟아오른 로키산맥이 오랜 시간을 버텨 이제 그 속을 내보이며 병풍처럼 둘러쌓고 서있으니 어느 곳에 눈을 둘지 비교를 어떻게 선택을 할지 맴돈다.
아마 이것은 몇만 년의 막혀있던 시간들이 한꺼번에 내게 달려들어 혼란이 온 것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멈춘 시간과 함께 오랫동안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다.
4박 5일 캐나다 벤프여행( 콜롬비아 대빙원/설상차로 만년빙하체험 - 페이토호수 - 보우폭포, 서프라이즈코너 - 모레인호수 - 에메랄드호수 - 자연의 다리 -존스턴캐년 - 레이스루이스 호수 - 벤프 곤돌라 )을 정리하며 며칠간 감성의 잔상에 앓아온 이유를 이제야 알고 나니 벤프의 록키산들이 부르짖는 음성이 들린다.
흐름은 멈출 수 없다 그러니 지금을 충실하게 뜻있게 보내라
우리의 삶이 흘러가듯 거대한 빙하도 조용히 흘러가고 있다. 이렇게 모든 것이 흘러간다. 그러니 조그만 자존심의 아집으로 멈추지 말고 돌이킬 수 없는 것을 잊어버리고 새로움을 다시 채워 앞으로 나가자 그렇게 밟고 넘어서며 꿈틀대며 묵묵히 시간은 흘러와 지금을 잘살아라 목놓아 외쳐대는 록키의 산들을 잊지 말자.
'흐른다,
모든 것은 흘러간다'.
2, 변화에 과감하게 도전하자
(2024, 09, 27 일기)
드디어 스파르타코딩클럽의 'ChatGPT 300% 활용하기 41회 차'수업을 완료하였다. 여행을 하며 온라인 교육을 듣는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르지만 시차가 반대인 이점은 벼락치기 공부도 가능하고 또 모든 것을 내려놓은 홀가분한 덕분에 잘 마치게 된 것 같다. 마지막 숙제인 ChatGPT를 활용하여 그림 그리기를 제출하고 나서 그동안의 공부를 돌아보며 앞으로 활용에 생각을 하다 보니 갑자기 Chat GPT 4.o의 유료버전을 정식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망설이고 있으니 아내가 말을 한다. '써보고 아니라면 취소하면 되지'
그렇다 구글에서는 취소하기는 간단하니 그러면 되지 핑계를 얻고 바로 가입을 하였다.
그리고는 유튜브를 보며 배우고 부딪히며 ChatGPT를 가지고 놀고 있다. 쓰면 쓸수록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우리가 이런 세상에 살고 있다니 감탄이 절로 든다.
발전된 현실의 세상에 발을 맞추지 못하면 그 삶의 뒤처짐은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인식된 변화는 빠르며 짧다. 그러니 너도 처음 이요, 나도 처음이라 모두 초보다. 하루라도 먼저 시도하는 사람이 전문가이다.
이제 GPT의 날개를 단 이상 더욱 똑똑하게 세상을 바라보며 실생활에 유용한 쓰임으로 새로운 변화에 도전하며 살아보자.
3. 나의 정체성을 더욱 확실하게 갖자
(2024, 10, 01 일기)
의미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지속되는 위험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 로보트 맥키
어제 샌안토니오 여행을 다녀와서 흐트러진 몸을 챙기기 위해 저녁 이후 24시간 단식을 하면서 책상에 앉아 chatGPT복습도 하고 유튜브강의도 들으며 하루종일 휴식을 취했다.
마침 유튜브에서 '마인드마이너 송길영'작가의 인터뷰가 나온다. 역시나 기다리던 후속작 '시대예보 호명사회'가 나온 것이다. 귀국하면 얼른 책을 사봐야겠다.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한 일에 대해 보상을 받는 새로운 공정한 시대가 온다며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유한한 호칭보다는 자신의 이름이 가치가 되어 불려지는 일들을 찾아 하라고 역설한다. 마치 브런치 작가님들처럼, 시대는 그곳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2025년 시대 예보를 '호명사회'로 칭했다.
사실 나는 퇴직 전까지 나를 불리는 이름보다 '원장님', '사장님'의 직급호칭으로 불리어 왔다. 그러다 보니 퇴직 후에도 실체 없는 껍데기로 불리며 서서히 잊히고 있지만 다행히 브런치스토리 덕분에 '롱혼'이라는 이름으로 나의 정체성을 다시 만들어 가는 중이다. 이제는 충분히 그동안의 보상으로 리프레쉬를 하였으니 이번 여행을 계기로 새로운 긴장과 나름의 위험 속으로 다시 들어가 진정한 '롱혼'의 삶을 살아보자.
이곳을 여행하다 보면 텍사스 트레이드마크인 '롱혼'이라는 글씨를 종종 본다. 그럴 때면 가족들 모두 '나왔다 롱혼, 롱혼' 외친다. 그렇게 글을 쓰면서 내가 나를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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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집,
골막집네 둘째
누군지도 모르지만
정겨운 뒷마당
그 웃음은 기억한다.
김사장님,
태평루 주방장님
언제적 누군지도 모르지만
희미한 술집
삐걱이던 그 의자는 기억한다.
이제사
구름이 날고 비가 솟구친날
구겨진 명함뒤에 숨은
쑥스런 얼굴이
사랑받는 별빛의 그 이름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가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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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을 찾아서 때론 추억을 이으려고 나선 한달간의 캐나다 벤프에서 샌안토니오까지 쉬며, 보며, 놀며, 먹으며, 위하며, 다투던 순간순간이 황홀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다른 사람과 같아지기 위해 우리 인생 대부분을 낭비한다'는 쇼팬하우어의 말을 되새기며 새로운 길을 걷기 위해 다시 일어선다.
모두의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