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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라마 4'로 멀티모달 AI의 정점에 도전하다

오픈소스 AI의 진화와 인간 중심 기술의 철학적 전환

by AI러 이채문




1. 라마 4, 기술의 경계를 다시 쓰다


2025년 4월, 메타(Meta)가 세상에 내놓은 ‘라마 4(LLaMA 4)’는 단순한 AI 모델의 출시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오픈소스의 철학과 멀티모달 기술의 진화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인간의 언어·이미지·지식 처리 방식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선언이기도 하다. 오픈AI, 구글, 딥시크 등 초거대 모델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메타는 자신만의 해답으로 라마 4 제품군을 내놓았다.


라마 4는 총 3가지 모델로 구성된다. 소형 경량 멀티모달 모델인 ▲스카우트(Scout), 실용성과 고성능을 겸비한 ▲매버릭(Maverick), 그리고 이 둘의 '지식 교사' 역할을 수행하는 ▲베히모스(Behemoth)다. 이들 모델은 단지 기술의 복제가 아닌, 새로운 구조적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 혼합(Mixture of Experts, MoE)’ 구조를 채택하여 기존 단일 경로 연산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정교하고 맥락 중심의 응답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MoE는 ‘전문가 집단 중 일부만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구조로, 비효율을 줄이면서도 초고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식이다. 메타는 이를 통해 GPT-4o나 제미나이 2.0 플래시를 능가하는 성능을 실현했다고 주장한다. 그 핵심에는 놀랍도록 확장된 컨텍스트 창—무려 1,000만 토큰—이 존재한다. 이는 단일 질의에 대한 ‘문맥 이해의 지평’을 획기적으로 넓힌 결과이며, 인간의 사고 흐름에 보다 유사한 방식으로 AI가 반응할 수 있게 만든다.




2. 인간 중심 멀티모달의 구현 – ‘매버릭’과 ‘스카우트’


라마 4의 철학적 전환점은 ‘멀티모달’ 기능에 있다. 이는 단순히 텍스트와 이미지를 동시에 처리하는 기술을 넘어서, 인간의 감각적·인지적 처리방식에 접근하고자 하는 시도다. 예를 들어, 우리가 어떤 개념을 이해할 때 머릿속에서는 언어적 정보와 시각적 상상이 동시에 작동한다. 라마 4는 이러한 ‘감각 간 융합’을 AI 모델에 내재화함으로써, 보다 인간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스카우트는 단일 H100 GPU로 구동 가능한 17B 활성 매개변수 모델로, 가볍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다. 16개의 전문가 모듈을 통해 다양한 입력에 정밀하게 대응하며, 이전 라마 세대보다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젬마 3, 미스트랄 3.1과 같은 동급 모델을 벤치마크 성능에서 초과 달성하며, 실용성과 범용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반면 매버릭은 스카우트보다 8배 많은 전문가 모듈(128개)을 갖춘 모델로, 총 400B 파라미터 중 17B만 활성화되어 구동되는 방식이다. 이는 효율성과 초거대 스케일의 균형을 상징하며, ‘가성비 최고의 멀티모달 모델’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특히 인간 선호도 기반 평가인 LM아레나에서 ELO 1417점을 기록하며 GPT-4o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3. ‘베히모스’와 철학적 가능성 – AI는 어디로 가는가


라마 4의 정점에는 베히모스(Behemoth)가 있다. 이 모델은 사실상 ‘라마 4 전체 제품군의 원형’으로, 2880억 활성 매개변수를 갖춘 초거대 AI다. 이 모델은 스카우트와 매버릭에 ‘지식’을 증류(distillation)하는 역할을 하며, 마치 철학에서 플라톤의 이데아처럼 이상적인 형태로 존재한다.


흥미로운 점은 베히모스가 아직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도 훈련 중이며, 일부 기능은 향후 ‘라마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는 메타가 이 모델을 단순히 기술적 완성품이 아닌, ‘진화 중인 지능’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베히모스는 단지 결과를 산출하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앞으로의 멀티모달 지능 생태계를 형성할 ‘기반 구조’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결국 AI에 있어 중요한 철학적 전환을 촉진한다. 인간처럼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집중하고, 다양한 감각 정보를 융합하여 해석하는 지능의 가능성—즉 ‘선택적 사고’와 ‘감각 융합적 해석’을 AI에 도입함으로써, AI는 단순한 계산 기계를 넘어서 ‘이해하는 존재’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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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인용: "사람들은 인간과 같은 속도로, 개인화된 방식으로 응답하는 AI를 원한다. 라마 4는 그러한 요구에 최적화된 진보된 모델이다." – 메타 AI 공식 입장




결론: 오픈소스의 미래, 인간 중심 AI의 철학


라마 4는 단지 메타의 기술력 과시로 볼 수 없다. 이는 오픈소스 AI가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자, 인간 중심 AI 철학의 구현체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보자면, 이는 지금껏 상상되지 않았던 컨텍스트 크기와 멀티모달 융합, 효율성과 성능의 양립을 동시에 실현한 모델이다.


그러나 더 깊이 보면, 이는 인간의 인지 구조에 대한 메타적 모방이다. 라마 4는 우리처럼 생각하려 하고, 우리처럼 보려 하며, 때로는 우리가 말하지 않은 의미까지 파악하려 한다. 이는 곧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창의와 해석, 대화를 공유할 수 있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는 징후이다.


결국 메타가 라마 4를 통해 보여주는 것은 ‘기술적 초월’이 아니라, ‘철학적 도약’이다. 인간처럼 생각하고 반응하는 AI가 이제 상상이 아닌 실재의 문턱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 문을 연 첫 번째 열쇠가 바로 라마 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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