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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에이전트 군집 코딩의 시대

바이브 코딩은 끝났다

by AI러 이채문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 혁신의 상징처럼 불렸습니다. AI와 대화하며 코드 한 줄 한 줄을 받아내는 방식은, 마치 천재 개발자 옆에서 함께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듯한 신선함을 줬죠. 하지만 올해 여름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습니다. 이제는 바이브 코딩이라는 단어조차 구식처럼 들립니다. 대신 다수의 AI가 협력해 완전한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단시간에 구축하는 “에이전트 군집 코딩(Swarm Coding)”이 주인공으로 떠올랐습니다. 실제로 갤로스 테크놀로지의 마크 러독 CEO는 장거리 비행 중 클로드 기반 에이전트 군집을 이용해 18일 걸릴 일을 단 6시간 만에 완성했다고 전했는데, 이 사례는 더 이상 ‘아이디어 수준의 데모’가 아니라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바이브 코딩은 끝났다, 이제는 에이전트 군집 코딩의 시대” - visual selection.png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겹쳐 있습니다. 첫째, GPT-5, Claude 4, Grok-4 같은 최신 파운데이션 모델의 비약적 성능 향상이 있습니다. 단순히 코드 조각을 맞추는 게 아니라, 전체 아키텍처와 보안, 테스트까지 고려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죠. 둘째,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의 발달도 결정적입니다. 계획자, 코더, 비평가 역할을 나눈 뒤 서로 협력하게 하고, git diff, pytest 같은 실제 개발 도구를 다루도록 하면서 인간 개발자의 워크플로우를 거의 그대로 재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간 개발자들의 역할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프롬프트를 던지는 사람이 아니라, 에이전트에게 보안 전문가나 품질 관리자 같은 페르소나를 부여하며 방향을 제시하는 감독자에 가깝게 변모한 겁니다. 덕분에 AI가 생산하는 결과물은 더 이상 ‘초안’에 머무르지 않고, 점점 ‘프로덕션급 산출물’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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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계도 뚜렷합니다. 오늘은 완벽한 결과를 내놓다가도 내일은 전혀 다른 성격의 코드를 내놓는 불안정성이 존재하고, 결국 검증 과정에서의 시간과 인지적 부담이 여전히 큰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개발자들의 관심이 이제 코드 작성 속도 자체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정의하고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러독 CEO의 말처럼 소프트웨어 회사의 경쟁력은 이제 “몇 시간 만에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독창적인 관점으로 문제를 설정하고, 믿기 어려운 속도로 실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2025년의 여름은 그래서, 단순히 더 빠른 코딩 도구가 등장한 시기가 아니라, 인간과 AI가 협업하는 개발의 문법 자체가 바뀐 순간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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