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 휴머니즘의 도래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일자리와 직장생활도 예외는 아닙니다. AI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런 변화의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트랜스휴머니즘(transhumanism)입니다.
트랜스휴머니즘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진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과학기술을 적극 활용하자는 사상입니다. 생명공학, 나노기술, 인공지능, 로봇공학 등을 통해 인간의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능력을 증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질병과 노화를 극복하고, 수명을 연장하며, 지능을 향상시키는 등 인간 개량(human enhancement)을 추구하는 것이죠.
특히 AI의 발전은 트랜스휴머니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간의 인지능력을 뛰어넘는 AI가 등장하면서, 기계와의 협업 또는 융합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통해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간은 AI의 처리 능력을 빌려 인지능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트랜스휴머니즘은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허무는 포스트휴먼(posthuman)의 등장을 예견하기도 합니다. 기계와 결합한 새로운 종류의 인간, 즉 사이보그(cyborg)의 출현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얘기죠.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어 기계와 융합함으로써 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존재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트랜스휴머니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간 개량이 야기할 수 있는 윤리적, 사회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강화된 인간과 그렇지 않은 인간 간의 격차가 심화되면서 불평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지적이 대표적입니다. 경제적 여력이 있는 사람들만 첨단 기술을 활용해 능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되면, 계층 간 위화감과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 개량의 부작용에 대한 염려도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인간 본연의 모습을 훼손하고 자연스러운 진화를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죠. 또한 개인의 정체성과 자유의지에 대한 침해 가능성, 강화된 인간의 오용과 남용 등도 문제로 제기됩니다. 트랜스휴머니즘이 초래할 수 있는 다양한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 규제 장치 마련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물결을 거스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욕구는 이미 거세게 솟구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트랜스휴머니즘이 가져올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자세일 것입니다. 기술 발전이 초래할 사회 전반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이 인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우리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트랜스휴머니즘은 인간 해고를 고민하는 관리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단순히 직원의 현재 역량과 태도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봐야 한다는 것이죠. 조직 구성원 모두가 AI 시대에 걸맞은 가치관과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이자 과제가 될 것입니다.
트랜스휴머니즘은 과학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입니다. AI로 대변되는 기술 발전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변화를 외면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대비하는 자세입니다. 인간의 고유한 가치를 지키면서도 기술과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 길에 트랜스휴머니즘이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