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가 만드는 브랜드

정체성의 확장이 아닌 역할의 변화

by 디파트디렉터 Aiden

최근,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공동구매를 넘어 자사 브랜드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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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홍보를 넘어, 자신의 영향력을 ‘사업’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이제 하나의 흐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맞닥뜨리는 공통된 질문이 있습니다.


"내 브랜드를 내 정체성과 얼마나 동일시해야 할까?"

"나는 나고, 브랜드는 또 다른 이름으로 만들어야 할까?"


정답은 없습니다. 브랜드의 성격, 판매할 제품의 속성, 그리고 시장의 반응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브랜드가 초기에 실패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기존의 인플루언서 감성과 방식을 그대로 브랜드 운영에 적용하려 하거나, 브랜드 경험 없이 감에만 의존해 전개하려는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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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계정과 브랜드 계정의 가장 큰 차이는 신뢰의 축입니다. 인플루언서 계정은 ‘사람’이 중심입니다.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 가치관, 말투, 심지어는 취향까지 — 결국 그 사람 자체가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보고 팔로우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제품이 팔립니다. 인플루언서는 말하자면 하나의 유통채널인 셈입니다.

하지만 브랜드는 다릅니다. 브랜드는 ‘제품’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이는 곧 제작, 운영, 유통, 브랜딩, 고객 관리 등 복합적인 시스템의 총체입니다. 예를 들어, 주방용품 공동구매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해서 “그럼 나도 주방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접근한다면, 거기엔 분명한 착각이 있습니다. 공동구매는 ‘판매자’로서의 역할이고, 브랜드는 ‘제조자’로서의 롤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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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제작은 실패를 전제로 시작해야 하는 작업입니다. 한 번에 성공하는 제품은 거의 없습니다. 자주 들리는 “사업하면 돈을 많이 번다”는 말은, 그 뒤에 있는 실패의 이야기들 — 반복된 시행착오, 시간의 소모, 자금의 리스크 — 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가능한 환상입니다.

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이 모든 과정을 내 이름으로 책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브랜드는 ‘감’으로 하기엔 위험한 게임입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계정을 운영하는 일은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제조자의 입장에서 시장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입니다. 즉, 사람 중심에서 제품 중심으로, 콘텐츠 중심에서 시스템 중심으로 사고 전환이 필요합니다. 팔리는 글이 아니라 ‘신뢰받는 브랜드’가 되는 글을 써야 하고, 보여지는 콘텐츠가 아니라 ‘구매 후 경험’까지 설계해야 합니다.

인플루언서에서 브랜드 오너로의 전환은 단순한 확장이 아닙니다. 그것은 정체성의 이식이 아니라, 역할의 변환입니다. 좋아보이는 것을 고르는 사람에서, 책임지는 사람으로의 전환. 그 무게를 인식하고 나면, 브랜드란 이름 아래 우리는 아주 다른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게 됩니다.


<디파트(De;par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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