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2023년
올해는 정말 이상하다. 전혀 모르던 사람들과 매일 친밀히 글을 나누며 문인처럼 살고 있다. 갑자기 공중파 출연을 하게 되었고, 큰 공간에서 직업 소개도 하게 되었다. 자꾸 내 얼굴이 어딘가에 나온다. 정말 이상하다.
아주 오랜 시간동안 매일매일 동전을 저금통에 넣는 것처럼 꿈을 키우며 살았다. 작가도 되고 싶었고, 동물을 잘 치료해줄 수 있는 사람도 되고 싶었다. 아무도 쳐다봐주지 않았지만, 마음은 항상 똑같은 마음으로 매일 동전을 10원씩, 100원씩, 500원씩 넣었다.
그런데 올해는 그 저금통이 갑자기 배가 갈려서 동전이 와르르 쏟아졌고,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그것들을 우러러봐주는 느낌이다. 이게 내가 원하던 내 모습이기도 하지만, 또 나를 올려치기해서 보는 듯한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둥둥 뜬 나는 어서 내려와야 하는데, 이번 주에는 어떤 꼬마가 나에게 싸인을 받겠다며 온다고 한다. 난감해 죽겠다.
어렸을 적 나도 이상향이 있었다. 한비야, 조안리, 최인아 님등 딱 저렇게 살고 싶은 누군가가 항상 있었다. 그런데 내 이미지가 형성되고 누군가가 나를 그런 이미지로 본다고 생각하니, 뿌듯한 마음보다는 조마조마한 마음이 더 큰게 솔직한 심정이다.
내 저금통 다시 새로 사서, 오늘도 10원씩 넣으며 똑같이 늙어가고 싶다. 똑같이 글쓰고 동물 치료하는 이 마음이 그대로 갔으면 참 좋겠다. 이상한 2023년이 어서 지나고 평온한 나머지 내 인생 역시, 여전히 뭔가 이상향을 그리며 매일 매일 저금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
https://youtu.be/xs1og_KpaCY?feature=shared
https://youtu.be/Z8g8ZMVgink?feature=shared
https://youtu.be/iyIvj1roMMo?feature=shared
https://youtu.be/iyIvj1roMMo?feature=shared
https://www.dailyvet.co.kr/news/academy/191700
* 정우혁 PD님, 한설아 작가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