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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물 주기

by 말자까

굉장히 찰나의 시간이었다. 하루를 쪼갠다면 티끌만큼의 일분도 넘지 않는 사소한 시간. 하지만, 그 짧은 시간의 파동은 완전하게 나를 집어삼켰다. 나는 보기 좋게 결국 또다시 무력하게 포획되었다.


사실 큰 이벤트가 너무나도 많이 계획된 하루였다. 기억할만한 사건이 겹겹이 많았는데도, 아무리 좋은 것만 기억하라고 욱여넣어도 다 끊어진 구슬목걸이처럼 다 사라졌고, 남은 건 그 찰나의 칼날 같은 시간뿐이다.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상처와의 대면, 그리고 트리거가 돼서 휩쓸려 들어가는 과거, 과거, 과거. 분명 하루 안에서 나는 정상적으로 살고 행동하며 웃고 떠들었으나, 혼자가 되니 다시금 찰나의 순간이 무섭게 머릿속에서 무한 반복된다.


언제쯤 이 고리가 끊어질 것인지, 난 온갖 방법으로 마음에 물을 주다 보면 결국 이 장애를 극복할 수는 있는지 조금은 막막해지는 날이다. 멀쩡한 내 안에 숨어있는 아무도 모를 이 감정을, 나 홀로 감당해야 하는 이런 날이 또 반복된다는 게 사실 참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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