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제주말 건강레터 월간 말톡 (Horse Talk) 1호지
안녕하세요. 제주도의 푸른 봄기운과 함께 2026년 제주말 건강레터 ‘말톡(Horse Talk)’으로 다시 인사드립니다. 올해는 ‘제주마 365 통합 돌봄계획’의 일환으로 제주말의 복지 증진을 위해, 현장에서 가장 궁금해 하는 내용을 선정하여 말톡을 총 8회 발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많은 분들이 궁금해 했던 말의 ‘식분증(Coprophagy), 똥을 먹는 말’ 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제주말과 함께하는 일상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 말이 똥을 먹어요
경마장에 새로 입사한 말을 관리하다 보면, 유독 관리가 어려운 말이 있습니다. 밥을 적게 주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자꾸만 자기의 똥을 그냥 먹어버리는 말, 이걸 한 번이 아니라 습관처럼 반복합니다. 심지어 깔짚까지 계속 끊임없이 먹는 말을 보고 있으면 말 관리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걱정이 됩니다.
“저러다 살이 더 찌는 거 아니야?” “저거 계속 먹으면 산통에 걸리는 거 아니야?” 그래서 현장에서는 말이 고개를 숙이지 못하도록 강제로 제한하거나, 건초를 줄여서 배를 채우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마음에 하셨던 조치들이 오히려 말에게는 스트레스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의 뉴스레터 ‘말톡(Horse Talk)’을 통해 그 이유와 더 나은 대안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왜 하필 경마장에 오면 식분증이 심해질까요?
사실 말이 똥을 먹는 건 이상한 게 아닙니다. 특히, 망아지라면 식분증은 완전히 정상입니다. 망아지는 생후 1주부터 19주까지 텅 비어있는 장 속에 유익균을 채우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하지만 경마장에 입사한 2세 이상의 성마가 반복적으로 똥을 먹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원인은 크게 세가지 입니다.
1. 뭔가 부족해서
건초가 부족하거나 사료 구성이 불균형할 때 나타납니다. 특히, 섬유질이 낮고 농후시료 비율이 높은 경우 위험합니다. 영양소 불균형 외에도 하루 건초의 급여량이 부족할 때 (Hanis et al, 2021), 또 씹는 시간이 부족해질 때 이상 행동이 나옵니다.
2. 심심하고 스트레스 받아서
초지에 있는 말은 하루 최대 18시간 동안 청초를 먹으며 돌아다닙니다. 넓은 풀밭에서 살던 제주마가 경마장의 마방 생활을 하다 보면 고립, 지루함, 운동 부족에 따른 스트레스의 표현으로 나타납니다.
3. 몸 속에 문제가 있어서
기생충 감염이나 장내 환경 불균형도 원인이 됩니다. 말이 똥을 먹으면 기생충 재감염의 악순환이 생기고, 기생충이 영양분을 가로채거나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졌을 때 말이 스스로 부족한 영양분과 유익균을 채우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청초를 먹으며 방목하던 말이 경마장에 들어오면 이 세가지 원인이 한꺼번에 겹칩니다. 따라서 식분증은 ‘어떻게 먹이느냐, 어떤 환경에 두느냐’가 원인이자 해결의 실마리가 됩니다.
현장에서 흔히 하는 세 가지 오해
오해 1. 줄로 묶어서 머리를 못 숙이게 하면 해결된다?
행동은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행동의 원인인 지루함, 섬유질 부족, 씹는 시간 부족 등은 그대로입니다. 따라서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 한, 말은 다른 이상행동 (몸 흔들기, 목재 씹기)로 옮아가는 경우가 많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오히려 올라갑니다.
오해 2. 건초를 줄이고 똥을 못먹게 해야 살이 빠진다?
먼저, 똥은 먹어도 살은 안찝니다. 분변은 이미 모두 소화와 흡수가 끝난 후 배출된 것으로 가소화 에너지(Digestible Energy)가 극히 낮기 때문입니다. 또한, 건초를 줄이면 오히려 식분증이 심해집니다. 체중관리가 필요하다면 건초의 총량이 아니라, 에너지 밀도가 낮은 건초로 교체하고 농후 사료를 먼저 줄이는 것이 낫습니다.
오해 3. 똥과 깔짚을 계속 먹으면 산통에 걸린다?
식분증과 산통에 대한 임상연구는 현재까지 없습니다. 또한, 제주마는 예로부터 야생 속에서 거친 종류의 다양한 풀 (조릿대, 칡넝쿨, 각종 식물 등)을 먹으며 자라온 품종으로, 더러브렛보다 소화력이 좋은 편이어서, 진료 경험으로서는 더러브렛에 비해 먹는 것에 의한 산통의 유발이 덜 예민한 편에 속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 번째, 건초는 충분히, 종류와 방식을 바꾸어 보기
식분증이 있고 체중관리가 필요한 말은 건초 총량을 줄이지 말고 에너지 밀도가 낮은 건초로 교체하는 게 좋습니다. 일단 농후사료부터 먼저 줄이고 미네랄 블록은 비치해야 합니다. 조사료의 양은 체중 기준 1.5~2%의 양이 기본입니다. 청초가 있는 곳에서 풀을 뜯는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에너지 밀도 : 알팔파 > 라이그라스 > 티모시 > 청초
* 참고자료 : 영양관리 매뉴얼 (6~7P)
두 번째, 건초망 등 천천히 먹을 수 있는 구조로 변경해 보기
건초망(Hay bag)은 그물망 소재 주머니로, 그물코가 좁은 건초망을 통해 말이 천천히 오래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벽에 걸어두어서 먹는 시간을 늘려 스트레스를 감소시켜볼 수 있습니다. 또는 다양한 형태로 풀을 천천히 뽑아먹을 수 있는 구조의 먹이통(Slow feeder)도 유용합니다.
세 번째, 구충 스케줄과 방목 시간 챙기기
식분증이 있는 말은 경마장 내 패독 등을 활용해서 방목 시간과 운동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합니다. 환경 변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효과적입니다. 또한, 정기 구충에도 불구하고. 구충제 내성 등으로 기생충 감염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의심이 되는 말에 대한 진료 의뢰가 필요합니다.
결 론
식분증은 이상한 행동이 아닙니다. 말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나 지금 심심해.”, “씹고 싶어” “배가 고파”, “스트레스 받아”. 그 신호를 행동으로 막으려 하지 말고, 신호가 말하는 것을 들어주세요. 제주마는 강인합니다. 그 강인함을 지켜주며 최상의 능력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은 매일의 작은 관찰과 꼼꼼한 관리입니다.
참고자료
1. Crowell-Davis SL & Houpt KA (1985). Coprophagy by foals: effect of age and possible functions. Equine Veterinary Journal, 17(1), 17–19.
2. Harris P et al. (2023). The Fibre Requirements of Horses and the Consequences and Causes of Failure to Meet Them. Animals, PMC10135103.
3. Hanis F et al. (2021). Do nutrient composition of feedstuffs affect the proportion of oral stereotypies and redirected behaviors among horse working groups? Journal of Veterinary Behavior.
4. Correa MG et al. (2020). Welfare benefits after the implementation of slow-feeder hay bags for stabled horses. Journal of Veterinary Behavior, 38, 61–66.
5. Correa MG et al. (2023). Effects of Different Hay Feeders, Availability of Roughage on Abnormal Behaviors in Horses Kept in Dry Lots. Journal of Equine Veterinary Science.
6. Curtis L et al. (2019). Risk factors for acute abdominal pain (colic) in the adult horse. PLOS ONE.
7. Colic in a working horse population in Egypt. PubMed, 2016.
8. Is observation of horses when they are outdoors adequate for detecting individuals with abnormal behaviour? ScienceDirect, 2024.
9. Hay Versus Pasture Grass for Horses: Comparing Forage Sources. Mad Barn, 2023.
10. 경주용 제주마 영양 및 사양관리 매뉴얼 정립 연구 결과보고서,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 2016.
작성 활용 AI : gemini, claude,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