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은 정녕 무궁무진한 기버(giver)

9월에는 더 자연스럽고 싶다.

by 말자까


https://youtube.com/shorts/3H2f2DpVuUE?feature=share

나는 운이 좋게도, 초록 풀과 하늘과 바람을 실컷 볼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나는 내 집에는 말이 없지만 출근길에서도 출근해서도 말을 늘 볼 수 있어서 지금도 나의 업이 참으로 감사하다.


어렸을 적부터 동물, 꽃, 자연이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다. 수의대에 간 이후에는 동물원 수의사가 나에게 맞는 것일까? 꽃집 옆 동물병원을 해야 하나? 라고 어렴풋이 생각했었는데 돌고 돌고 돌아 현재 내가 있는 이 제주에서 나는 산책하며 늘상 철마다 바뀌는 꽃을 보고, 말을 보고, 자연을 본다. 신기하게도 생각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사랑의 에너지를 엄청나게 뿜는 것을 느낀다.


과천에서 일할 때에도, 버퍼가 필요한 날은 퇴근할 때 집에 걸어가면서 풀과 천 길을 걸으며 마음을 잠재웠고, 원당에서 일할 때에도 서삼릉 농협대 길을 뱃속의 아기와 많이도 걸었다. 이 곳 제주에서도 나는 걸으면서 초록 파랑 갈색 자연을 보면서 나는 탁해진 마음이 점점 정화되어 가는 중을 체감한다.

그저 아이 사진, 말 사진, 말 똥 사진, 말 뼈조각 사진만 가득하던 내 사진첩에 요즘에는 내가 걷는 산책길 영상이 부쩍 늘었다. 그 풀내음과 풀벌레 소리 바람결까지 담지는 못하지만, 영상으로라도 그 에너지를 담고 싶은 요즘의 내 마음은 흡사 아이가 태어난 후 매일같이 사진을 찍고 감탄하던 내 육아일기 시절의 마음 같기도 하다. 그때 마냥 나는 요즘 이 기버(giver)들을 자꾸만 보여주고 자랑하고 간직하고 싶다. 말과 풀과 길과 벌레들과 하늘로부터 내가 받은 이 엄청난 사랑 에너지들을 간직하고 싶고, 그 끝도 없는 묵묵한 내어줌에 보답하고 싶다. 나를 바꾸어 주고 있는 이들이 특히나 가장 멋진 가을이 성큼 오니, 나는 요즘 더더욱 이들을 담아둘 생각에 설레고 분주하다. 응급이 한산해진 요즘 건강한 초지에서 뛰노는 말을 밖에서 여유롭게 볼 수 있는 이 가을이 다시 다가옴에 그저 감사하다. 계절의 정확한 바뀜은 사람을 숨 쉬고 숨통 트이고 가슴 뛰게도 만드니, 알면 알수록 오묘한 자연의 순리 안에 점 같은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할 때마다 안도감이 들고 그저 의지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가장 찬양하는 말은 바로 이거다.

'자연스럽다'.


9월에는 더 자연스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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