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일은 무엇을 남길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일

비워내며 나를 찾아가는 시간

by 밝은영은쌤

오늘은 비 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조금은 안정된 하루를 보냈다.

버리는 일이 끝이 없다.

7월에 8월 중순으로 이삿날이 정해지고 나서, 몸과 마음이 바빴다. 7월 학기말의 바쁨과 8월 여행 준비, 그리고 주말마다 전주에 다녀오느라 안절부절못하면서도 책과 옷을 정말 많이 정리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삿짐은 7톤

"사모님, 책만 버리셔도 5톤 나왔어요~"

"사모님, 화장품만 3박스예요."


아~

나 정말 뭐 잘 안 사고, 노임팩트맨이나 디컨슈머의 삶을 추구하며 사는데, 짐은 왜 쌓여만 갈까?


정리하다 보니 정말 옛날의 짐들도 발견한다. 평소에 정리 좀 자주 할걸..

고창에 와서 집 근처에 도서관이 3개라서 웬만하면 빌려 읽고 책을 많이 사지 않았음에도 큰 책장 4개에 가득 차고 그 이상의 책들까지 너무 많다. 이번에 정말 많이 정리했다. 책장 하나를 버리자고 결심하고 책도 많이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리지 못하는 책들은 "안 읽은 책들"이다.


선물 받거나 연구용으로 사서 결국 연구하지 않은 책들 ㅎㅎ 이 책들을 빨리 읽고 버리려는 목표를 가지고 2025년 하반기는 독서에 좀 더 몰입해보려고 한다. 책정리를 위한 책 읽기가 좀 우습지만, 읽고 정리하고 버려야겠다.


짐정리하면서 나를 돌아본다.

그래도 목표한 대로 잘 살아왔구나.. 싶다.

좋은 책과 좋은 화장품이 이렇게나 많구나.


하지만 앞으로는 더욱 소비하지 않고, 환경을 생각하고 비우며 살아가고 싶다. 값비싼 화장품보다 바셀린이 최고라는 것을 깨달았고, 샴푸도 필리핀에서 사 온 비싸지 않은 헤드 앤 숄더나 도브가 최고다. (필리핀샴푸는 세정력 최고!) 결국은 마케팅 없고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이 최고임을 또 깨닫는다. 물건도, 음악도, 책도 그렇다.


그러면서도 나의 아이러니.

일부러 삶의 편리함을 거부하며 아날로그로 살아온 날들이다. 불안이 심해 병원을 찾았을 때 소라한의원 원장님께서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 하세요. 걸레질이나 청소 같은 거요. 머리 쓰는 일 말고 아무 생각 없이 반복적인 일이 뇌를 편안하게 해 줘요"

그래서 나름 철학을 가지고 직접 청소했는데, 요즘 로봇청소기가 너무 사고 싶구나. ㅜㅜ

기술의 맛을 알아버렸나 보다. 나의 문서작성이나 업무 비서 챗지피티와, 음악, 뉴스 들려주는 AI스피커 크로버의 편리함.

오늘 빨래를 개면서 "아, 동시에 로봇청소기가 청소해 주면 빨래만 개고 끝인데.. 빨래 개고 나서 청소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엄마는 이런 편리함들로 인해 사람들이 시간이 많이 남아서 우울함을 호소한다고 하셨다. 듣고 보면 그 말도 맞다.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건조기 등 많은 것들이 인간을 대신한다. 인덕션도 가스보다 빨리 끓어서 시간이 절약된다. 그럼 남은 시간을 창조적으로 써야 하는데 핸드폰으로 남의 삶을 들여다본다. ^^;;


나의 버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매일매일 정리 중이다. 8월 20일에 이사 왔는데..

하지만 버리는 일은 나에게 정말 중요한, 터닝포인트와 같은 일이다. 버리는 일은 무엇을 남길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정말로 철학적인 일인 것 같다. 결국 남는 본질이 무엇인지 자꾸 나에게 질문하게 한다.


"나는 무엇을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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