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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린 Oct 21. 2020

한달 수입 3만 900원.

편의점 알바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집에서 온라인으로 돈을 벌자고 결심한지 두달 정도가 흘렀다.

블로그를 열었고,

한달 뒤에 광고가 붙기 시작했다. 광고 붙기 시작한지 정확히 한달째인 오늘.

오늘 예상 수입을 확인해보니 28.23달러. 오늘 기준 환율로 환산해보니 30,908원.


정말로 돈을 벌었네? 벌긴 벌었네.

물론 아이들 과자값 정도밖엔 안 되는 돈이지만.

기뻤다. 직장 그만두고 순전히 내 노력으로, 내 노동력의 댓가로 돈을 벌어본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 돈 벌기 진짜 힘들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 두달간 아이들 재워놓고 새벽 두세시 까지 졸린 눈을 비비며 만들어낸 돈이다.

아직 처음이니까 그렇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한달 동안 열심히 번 돈이  마트가서 하루 장 볼 수 있는 정도밖에 안된다니.. 신랑이 벌어오는 월급이 새삼 귀하게 느껴진다.


그냥 다른 알바 하는게 낫지 않을까? 그러면 못해도 한달에 100만원은 벌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잠깐 하긴 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알바를 할 수는 없다. 돈이 열리는 나무를 심어 보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남편은 결국 이직을 했다. 좋은 조건과 높은 연봉을 찾아 자발적으로 한 이직은 아니기 때문에 축하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 전에 받았던 만큼의 스트레스는 받지 않을 것이라는 마음에 나도 이제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그렇지만 집에서 직장이 더 멀어졌다. 두시간 남짓 걸린다.

이사를 생각하고 있다. 뭐. 이정도는 감수해야지. 남편이 맘편히 회사를 다닐 수만 있다면야..


돈을 벌려고 노력을 하다보니 그동안 돈 벌어오는 남편의 수고를 내가 얼마나 등한시 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본인의 힘든점을 그래도 나와 상의해 주었다는 것이 고맙게 느껴진다.

혼자 끙끙 거리며 앓다 상처가 곪아 터지고 나서 내가 알았다면 내 마음은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래도 같이 고민하고 서로 다독여 줄 수 있게 해주어 고맙다.


방구석에서 돈 벌기 프로젝트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돈 다운 돈을 벌어 볼 수 있는 그 날까지 계속 해볼 생각이다.

블로그만 할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쇼핑몰도 생각해 보고 있다.

또 블로그를 하며 수익을 내려고 하니 내가 쓰고 싶은 글만 써도 안 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


블로그 개설, 포스팅, 광고 승인 신청, 광고 승인, 광고 게시, 광고 수입.  

그래도 한 단계 한 단계씩 뭔가 해내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한 걸음 한 걸음 떼다보면 달리는 날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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