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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mer Jan 16. 2024

프로이직러의 이야기(2)

8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는 프로덕트 디자이너입니다.

오늘은 짧게 다녔던 두 번째, 세 번째 회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일단 두 번째, 세 번째 회사는 짧게 다니기도 했고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아 큰 인사이트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의 이야기를 위해 작성해두려고 한다. 조금이라도 도움 되는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이야기를 작성하려는데 없을까 봐 걱정되긴 한다.


https://brunch.co.kr/@aimer/2



1-1) 두 번째 회사

첫 번째 회사에서 나보다 빨리 퇴사한 선배에게 연락이 왔고 나는 수락한 후 바로 출근하게 되었다.

국내에서 꽤 유명한 잡지사였다. 내가 속한 부서는 아기를 키우는 부모를 위한 잡지 부서였는데 그 부서에 웹사이트를 담당하기로 하고 입사하였다.

3개월의 수습기간을 다니면서 이번에도 다양한 업무를 진행했다.

카카오스토리 콘텐츠 제작과 영상 제작, 사이트 제작뿐만 아니라 회사의 메인 업무였던 잡지(편집디자인)도 함께했다. 막상 들어와 보니 내가 생각했던 업무였던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은 거의 하지 않았다. 잡지사다 보니 편집 디자인 업무가 주였고, 그 외의 일은 부수적이었다.


이것저것 잡일을 하다 보니깐 잡지사 대표님께서 영상을 만들게 있었는데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나뿐이어서 지원하여 영상 작업을 하게 된 적이 있다. 따로 돈을 받진 않았지만 대표님께서 보상으로 꽤 고급 한우를 주셨었는데 아직도 그 맛이 내가 먹어본 소고기 중에선 가장 맛있었다.




1-2) 재미없는 일, 공감대가 너무 다른 동료

나는 웹, 앱을 하고 싶었던 마음이 너무 컸기 때문에 업무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마감 때 밤을 새우고 그런 것은 흥미만 있었다면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업무 외로도 큰 문제가 있었는데 내 바로 윗사람이 나보다 10살 가까이 많다 보니 그 시절에는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지금은 통할지도..) 시어머니얘기, 자식얘기 등 나와는 너무 동떨어진 얘기였어서 더 적응하는데 힘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수습기간 3개월이 지나고 팀장님과 미팅을 하게 되었다. 팀장님은 지금 웹사이트는 중요하지 않으니 잡지(편집디자인)를 같이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셨다.

그런데 나는 잡지를 할 때 흥미를 못 느낀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수습 종료와 동시에 퇴사를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래도 일을 못하진 않았는지 팀장님께서 프리랜서로라도 앱 제작을 해보겠냐는 제안을 해주셔서 이번에도 잡지사이긴 하지만 실제로 앱 관련 업무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중에 이 팀장님이 이직하면서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을 때 한번 더 같이 일하자고 하셨는데 잡지사에 너무 데여서 그때는 거절했었다.




2-1) 세 번째 회사

이전 잡지사와 비슷한 규모인 잡지사의 상근 프리랜서로 일하게 되었다.

*상근 프리랜서: 정규직처럼 회사로 출퇴근하는 프리랜서


이번엔 뷰티 쪽이었다.

뷰티톡이라는 앱 운영을 하는 회사였고 (지금은 없어졌다.) 그 앱 운영 업무를 하게 되었다.

사실 앱을 운영까지 하게 된 것은 처음이었는데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랐다. 콘텐츠 운영 위주의 업무였고 실제 앱 디자인을 하진 않았다. 그리고 여기서도 여전히 영상 디자인을 했었다.

전에 잡지사 팀장님이 편집 디자인만 하셨던 분이라 그런지 앱 디자인 업무가 그냥 앱 안에 콘텐츠 운영하는 것도 앱 디자인으로 포괄해서 생각했나 보다.

그래도 나름 앱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긴 했었다.


가장 좋았던 건 에디터들이 받은 비싼 화장품 샘플이 너무 많아서 그거 나눠줬던 게 제일 좋았다.




2-2) 프리랜서의 한계

이 회사에서는 9개월 정도 있었다.

퇴사한 이유는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이 내 커리어에 도움이 별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경력을 인정해주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며 인정해 주더라도 반만 인정해 준다.

빨리 오래 다닐 직장을 찾아서 정착해야 할 것 같다는 다급함에 퇴사를 하게 되었다.

돈도 없으면서 왜 자꾸 퇴사를 했을까..?




3) 포트폴리오 준비

이전과 거의 같은 포트폴리오를 사용했다.

왜 이때는 프로젝트를 업데이트만 했지 갈아엎을 생각을 안 했는지 모르겠다. 이때 고생하더라도 확 바꿨으면 조금 더 빠르게 더 커리어를 성장시킬 수 있었을까?


지금 포트폴리오는 합격률이 거의 99%이다.

이렇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1편에서 말했던 주변 지인들한테 많은 피드백을 듣고 수정할 때마다 백지에서부터 다시 시작했다. 기존 것에서 수정하다 보면 거의 바뀐 게 없는 포트폴리오가 나오니 꼭 백지에서부터 다시 만들어라. (이때부터 이걸 알았어야 했는데 너무 늦게 알았다.)

여러분은 포트폴리오의 퀄리티를 항상 생각하며 업데이트를 해나가길 바란다.




4) 후회

이때도 모아둔 돈이 없어서 다급하게 이직했던 것 같다. 제대로 하는 일을 알아보지도 않았던 것도 문제였고, 한번 당한 잡지사에 또 입사했던 것도 문제였다.

제대로 포트폴리오도 준비하지 않았고, 연봉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나는 여전히 무지한 사회초년생이었고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는 바보였던 것 같다.




5) 이직

다음 회사 두 개가 정말 최악 중에 최악이었다.

나는 잡지사에서 경험했던 것보다 첫 회사에서 일했던 것이 너무 재밌어서 큰 회사보다 작은 회사가 훨씬 더 재밌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다음 회사를 고를 때 10명 미만의 회사를 찾았었다.

하지만 이 생각은 굉장히 잘못됐다는 걸 입사하고 나서 깨달았다.




6) 마무리

내 커리어의 초반은 현재까지도 커리어에는 정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직도 면접 때마다 설명해야 하고 경력 인정을 받지도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여러분은 앞으로의 미래를 내가 그냥 ”앱을 하고 싶다“라고 생각 했던 것처럼 너무 포괄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어떤 도메인, 규모, 매출, 영업이익, 하는 일 등을 고려하면서 직장을 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정리

- 내가 원하거나 유사한 도메인을 잘 찾아보고 지원하는 게 좋다. 이 때 내 금전 상황이 여유롭지 않다면 꼭 안정적인 회사인지도 같이 생각해보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환승 이직이 가장 좋다.

- 내 동료는 나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회사생활이 조금이라도 더 즐거워진다.

- 프리랜서를 계속할 것이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꼭 정규직으로 직장을 찾아야 커리어에 문제가 없다.

- 포트폴리오의 퀄리티가 낮으면 아예 백지부터 시작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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