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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OpenAI 인수 제안

가능한 이야기일까?

by PODO

기사원문 : https://www.wsj.com/tech/elon-musk-openai-bid-4af12827


1. 주요 언론 보도 현황

일론 머스크 주도의 그룹이 OpenAI를 인수하려 한다는 소식은 WSJ를 비롯한 여러 주요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WSJ의 단독 보도 직후, 로이터통신과 CNBC, 폭스비즈니스 등 유수 매체들이 이를 인용하여 전했습니다. 예를 들어, 로이터는 “머스크가 이끄는 컨소시엄이 OpenAI의 비영리 조직을 974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보도하며 해당 소식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CNBC도 WSJ 보도를 인용해 머스크의 제안 소식을 전했고, 블룸버그와 주요 신문사들도 이 뉴스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뢰할 만한 언론들의 확인 보도가 있다는 점에서, 해당 인수 제안 소식은 루머나 가짜뉴스가 아니라 실제로 제기된 사안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최초 출처인 WSJ 기사 자체는 유료로 걸려 있을 수 있어 전문을 바로 보긴 어렵지만, 로이터 등에서 핵심 내용을 상세히 전하고 있습니다.


2. 일론 머스크와 OpenAI의 과거 관계

일론 머스크는 2015년 OpenAI를 공동 설립한 창립자 중 한 명이며, 당시에는 인공지능을 인류에게 이롭게 개발하겠다는 비영리 미션에 동참했습니다. 그러나 2018년경 OpenAI를 떠났는데, 공식적으로는 테슬라 등 자신이 이끄는 다른 사업과의 이해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알려졌습니다. 비공식적으로는 머스크가 OpenAI의 방향성에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보도도 있습니다. 실제로 머스크는 떠나기 직전 OpenAI에 자신이 주도하는 영리 회사로 전환하거나 테슬라와 합병할 것을 제안했지만, 다른 공동창업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머스크는 이사회에서 물러나며 자신의 투자 지분도 모두 처분하고 OpenAI와 결별했습니다.

이후 머스크는 OpenAI의 행보에 공개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그는 OpenAI가 애초의 “오픈(open)”한 비영리 정신에서 벗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실상 지배하는 폐쇄적 영리 기업이 되었다고 비판하며, “자신이 의도했던 바와 전혀 다르다”고까지 말했습니다. 또한 ChatGPT 출시 후에는 해당 AI 챗봇이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다고 지적했고, OpenAI가 영리 추구로 변질되었다며 2024년에 샘 올트먼 등 OpenAI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 머스크는 AI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꾸준히 제기하며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2023년에는 자체 AI 연구소인 xAI를 설립하여 OpenAI에 대응하는 경쟁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요약하면, 머스크는 OpenAI의 공동창업자였지만 노선 차이로 결별한 이후 OpenAI의 현재 방향(영리화, 비공개화)에 강한 불만을 표출해 왔고, 최근에는 AI 산업 전반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비판적 견해와 함께 견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3. 머스크 주도 그룹의 인수 제안 실현 가능성

머스크가 이끄는 그룹이 실제로 OpenAI를 인수할 수 있는지는 재정적 능력, 법률 구조, 기술적 통합 등의 측면에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재정적 측면: 제안 금액 974억 달러(약 141조 원)는 엄청난 규모로, 머스크 개인 자산이 크다 해도 자금 조달에 큰 부담이 따릅니다. 현재 머스크의 재산 대부분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 지분 등 주식 형태로 묶여 있어 현금으로 동원하기 어렵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 가치가 약 1,650억 달러에 이르지만, 2022년 트위터 인수로 인해 추가 담보 여력이 크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이 인수를 성사시키려면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 일부를 매각하거나 담보 대출을 받거나, 스페이스X 지분을 담보로 거액의 투자를 유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다른 투자자들(예: Baron Capital 등)이 있다고는 하지만, 974억 달러 전액을 조달하려면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입니다. 더욱이 OpenAI의 기업가치는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 1,570억 달러로 평가되었고, 소프트뱅크는 3,000억 달러 가치로 최대 400억 달러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머스크의 제안은 평가액 대비 낮아 금액 면에서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머스크 측은 비영리 재단(컨트롤 권한)을 사들이는 것이므로 단순 가치 비교와는 결이 다르지만, 금액이 워낙 커 자금 확보가 최대 난관임은 분명합니다.


2) 법률적 측면: OpenAI의 독특한 지배구조도 인수 실현에 복잡성을 더합니다. OpenAI는 비영리 법인(OpenAI Inc.)영리회사(OpenAI LP)를 통제하는 구조로, 이사회가 회사의 방향성과 윤리를 감독하고 있습니다. 머스크의 인수 제안은 이 비영리 지배 구조 자체를 인수하여 통제권을 얻겠다는 뜻인데, 비영리 기관을 매각하는 것은 전례가 드문 일입니다. 법적으로 비영리 법인은 자산(이 경우 통제권)을 매각할 때 그 대가를 공익 목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이사진은 피인수자의 미션 적합성과 금전적 혜택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한 예로, 예일대 Macey 교수는 “비영리단체(OpenAI)가 만약 더 낮은 금액에 다른 누군가에게 팔린다면, 비영리 수혜자들의 이익 보호 측면에서 우려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이사회가 최대한 공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려야 함을 의미합니다. 머스크의 제안이 금액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OpenAI의 본래 비전 회복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사진은 금전 대의(對意) 가치판단의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제안은 OpenAI가 추진 중인 영리기업 전환 절차에도 혼선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분석가들은 “머스크의 제안이 OpenAI의 영리 전환 과정에 또 다른 복잡성을 더했다”고 평하고 있습니다. 인수 성사 시에는 규제 승인도 필요합니다. 금액이 거대하여 미국 및 해외 독점규제 심사를 받아야 하고, 특히 AI 분야의 핵심 기업 인수인 만큼 정부 차원의 산업·안보 검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현재 머스크가 AI 업계에 지배적인 사업자가 아니므로 전통적 의미의 반독점 이슈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3) 기술·경영적 측면: 머스크 그룹이 OpenAI를 인수할 경우 기술 및 조직 통합 측면의 시너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머스크가 세운 xAI가 컨소시엄에 포함되어 있으며, 인수 후 xAI를 OpenAI와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이는 머스크가 가진 AI 인력과 OpenAI의 자원을 결합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구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OpenAI의 현재 파트너십이나 생태계에 혼선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OpenAI는 마이크로소프트 Azure를 주 인프라로 쓰고 Bing 등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데, 머스크가 이를 인수하면 이러한 전략적 제휴 관계가 재조정되거나 갈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머스크는 테슬라, SpaceX, X(Twitter) 등 여러 회사를 이끌고 있어 OpenAI를 인수하면 경영 리소스 분산이나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될 여지도 있습니다. 기술 개발 방향 면에서도, 현재 OpenAI의 연구자나 직원들이 머스크의 비전(예: AI 안전성 우선 또는 오픈소스 지향)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인재 이탈이 발생할 위험도 있습니다. 반대로, 머스크는 앞서 언급한 AI 안전성 중시와 오픈소스 기조를 내세우고 있어, 인수가 성사된다면 OpenAI를 보다 공개적이고 안전 중심적인 연구 기관으로 전환하려 할 것입니다. 요약하면, 기술적으로 xAI와의 통합 등의 잠재적 이득이 있으나, 기존 파트너십과 조직 문화 충돌 같은 리스크도 상당한 상황입니다.


4. OpenAI 측 경영진 및 주요 투자자 반응

이번 인수 제안에 대한 OpenAI 내부와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공개된 대응이나 정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샘 올트먼 (OpenAI CEO): 머스크의 제안이 알려지자마자, OpenAI의 수장인 올트먼은 즉각 거절의 뜻을 밝혔습니다. 올트먼은 자신의 X(트위터)에 “사양하겠습니다. 대신 원하신다면 저희가 트위터를 97억 4천만 달러에 사드릴게요”라고 적었는데, 이는 머스크의 제안을 일축하면서 머스크가 440억 달러에 인수한 트위터를 1/10 가격에 사겠다고 비꼰 것입니다. 그의 반응은 단호한 거절 의사와 함께 조롱을 담고 있어, 현 OpenAI 경영진이 이 인수 제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머스크도 곧바로 X를 통해 올트먼을 “사기꾼(swindler)”이라고 부르며 응수하는 등, 두 사람 간의 공개 설전으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의 골은 인수 협상의 여지를 더욱 좁히는 요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요 투자자): OpenAI에 막대한 금액(수십억 달러)을 투자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MS는 공식 논평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MS가 이 인수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현재 MS는 OpenAI 기술을 자사 클라우드(Azure)와 검색(Bing)에 통합하며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 중인데, 머스크가 통제권을 가져갈 경우 이러한 협력 구조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머스크와 MS는 AI에 대한 철학이 상당히 다르고, 머스크는 MS가 OpenAI를 지나치게 상업화했다고 비판해온 바 있습니다. 따라서 MS 입장에선 현 체제가 유지되는 편이 낫고, 지분 투자자로서 또는 파트너로서 거부권은 없더라도 비공식적으로 OpenAI 이사회와 경영진에 반대 의견을 전달하거나, 추가 투자 제안 등을 통해 머스크 제안을 견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로이터 보도에서도 머스크 측과 MS 모두 이번 제안에 대해 “즉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고 전한 바 있는데, 이는 MS가 신중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OpenAI 이사회 및 기타 투자자: OpenAI의 지배권은 비영리 이사회가 쥐고 있는데, 이들은 공익과 기업가치 모두를 고려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현재 이사회 구성원들이 머스크의 제안에 대해 공개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올트먼 CEO의 강경한 거부 입장이 사실상 이사회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또한 OpenAI는 앞서 언급된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다양한 투자 유치 옵션을 검토 중이어서, 굳이 머스크의 제안에 매달릴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점도 작용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머스크의 974억 달러보다는 소프트뱅크 등의 3,000억 달러 가치 평가가 훨씬 매력적일 것입니다. 다만, 일부 분석가들은 머스크의 제안이 워낙 파격적이어서 “OpenAI 이사회가 이를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투자회사 D.A. Davidson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머스크의 제안 뒤에는 신뢰할 만한 투자자들이 버티고 있으므로, OpenAI도 이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사회가 SoftBank로부터 받은 제안과 머스크 제안을 비교하여 어느 쪽이 더 나은지 판단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곧 이사회가 표면적으로 거부 입장을 취하더라도, 법적 수탁 책임(fiduciary duty)상 제안의 조건을 검토는 해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종합적으로, 현재까지 드러난 경영진과 투자자들의 기류는 머스크에게 우호적이지 않지만, 공식 결정은 이사회 차원의 심의를 거쳐야 나올 것입니다.


5. 종합 평가: 인수 가능성 및 전망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보면, 머스크 측 컨소시엄의 OpenAI 인수 성사 가능성은 현 시점에서는 낮아 보입니다. 우선, OpenAI 경영진의 강한 반대 의사와 Microsoft 등의 미온적 태도를 감안할 때 내부 승인을 얻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공개적으로 샘 올트먼 CEO가 즉각 거절 의사를 밝힌 것은 협상의 문을 거의 닫아건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사회가 제안을 공식 검토한다 해도, 앞서 언급한 자금 조달의 불확실성(974억 달러 마련 여부)과 제안 가치의 상대적 낮음(OpenAI의 잠재 가치 대비)이라는 장애물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머스크와 OpenAI 사이에 쌓인 신뢰 문제(소송 및 설전 등)도 커서, 단기간에 우호적 합의에 이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변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머스크가 제안 금액을 크게 올리거나, 추가 투자자 확보로 자금 신뢰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혹은 OpenAI 이사회가 향후 기업 구조 개편이나 자금 조달 계획에서 어떤 난관에 부딪혀 머스크의 제안을 재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SoftBank와의 메가딜이 무산된다거나, 정부 규제 등의 돌발 이슈로 OpenAI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질 경우입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런 가정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보다, 인수가 불발될 이유들이 훨씬 많아 보입니다. 머스크 자신도 트위터 인수 건에서 보듯 거액의 딜을 진행하다가 번복한 전례가 있어, OpenAI 인수 역시 실제로 밀어붙일 의지나 능력이 끝까지 유지될지 미지수입니다.

결론적으로, 머스크 주도의 이번 인수 제안은 OpenAI의 영리화 추진에 제동을 걸기 위한 전략적 카드로 해석되며, 성공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현 OpenAI 경영진과 투자자 구성이 유지되는 한, 머스크에게 회사를 내어줄 동인은 부족합니다. 다만 이 제안으로 인해 OpenAI 이사회는 더 나은 조건의 투자 유치 혹은 초기 미션에 대한 재고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게 될 것이고, AI 산업 내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것입니다. 앞으로 머스크 측의 행보(예: 공식 인수 제안서 공개, 여론전)와 OpenAI의 대응을 지켜봐야겠지만, 현 단계에서 인수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OpenAI는 예정된 계획대로 독자 노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사안을 통해 드러난 갈등은 궁극적으로 AI 개발의 지배권과 방향성을 둘러싼 경쟁으로 볼 수 있으며, 인수전의 향배와 무관하게 머스크와 OpenAI 간의 긴장 관계는 계속 지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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