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뭔가 꿈같은 게 있었는데.

by 아인

나는 항상 꿈꾼다.

매일 더 높은 곳을 꿈꾼다.

더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고, 무언가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

남에게 칭송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내 성격이 누군가에게 칭송받는다고 무대에서 더 과하게 춤추는 성격도 아니거니와 내가 꿈꾸는 높은 곳은 그런 곳이 아니다.


그냥 기계처럼 오늘 하루를 버텨내고, 침대에 전원이 꺼진 인형처럼 쓰러지고, 모두가 하듯이 모두가 사듯이 모두가 살듯이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어느 노래 가사에 있던 것처럼 ‘No.1’ 이 아닌 ‘Only one’ 이 되고 싶다.

그게 내가 꿈꾸는 높은 이상이고, 그것 때문에 나는 매일 생활에 치이는 어른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괴로워하며 살아가고 있다.

매일 더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그런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걸까?

나는 어떤 꿈을 꾸던 걸까? 도대체 어떻게 달라지고 싶었던 걸까?

지금 와서 내가 어떻게 남들과 달라질 수 있을까?


애초에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어렸을 적부터 출중한 재능을 가지고 있든, 가지지 않든 나와 함께 꿈을 꾸던 이들이 있었다.

그중에는 중학교 때부터 제빵의 길을 간 이도 있었고, 첼로 하나만 알고 지내던 이도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미래를 향한 명확한 길을 걸어갔다.

지금은 전혀 연락이 닿지 않고, 겨우 얼굴만 기억이 나는 사람들이지만 분명 지금의 나보단 뛰어난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그 또래들이 보통 하는 일이 아닌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뭘 하고 싶었던 것일까.

진짜 음악을 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정말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걸까.

좋은 이야기를 써내려 보고 싶었던 걸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말은 하고 있으면서, 정작 아직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있다.

아니, 알고는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의 모습은 그렸었고, 매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중학교 때부터 지금껏 머리에서 지우지 않고 있는 내 꿈의 모습은 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거기로 가는 길을 잃어버린 것만 같다. 꿈의 모습을 잊어가고 있다.


꿈을 향해 가는 계단은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다 조금씩 이쪽저쪽 다른 방향을 향해 쌓여 있는 계단참뿐.

거기에 단 하나뿐인 사람이 되겠다고 닮을 사람도 찾기 힘든 꿈을 설정해버렸다.

내가 지금 생각하는 꿈을 향한 계획이 맞는지도 확신할 수 없다.


길도 모르고, 그 길을 향한 계단도 만들지 못했다.

내가 꾸고 있던 게 꿈은 맞는 걸까? 내가 되려고 하던 게 가능한 거긴 한 걸까?

모든 것이 막연해지고, 나는 오늘을 또 돈을 벌기 위해 출근한다.

밥은 먹어야 하니까.


퇴근해 침대에 파묻히기 전까지 고객들의 재촉과 상사의 명령 가운데 내 꿈이 내 삶에 차지할 자리는 한 칸도 없다.

정말 이대로 꿈꾸고 노력하면 할 수 있는 걸까.

애초에 내가 되고 싶었던 것은 뭐였을까.

모든 것이 막연하다. 마치 없었던 것 같다.


나 그래도 꿈은 꾸고 있다고, 며칠 전까지 생각했던 것 같은데.


에픽하이의 ‘빈 차’의 마지막 구절이 요즘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내가 해야 할 일, 벌어야 할 돈 말고도 뭐가 있었는데. 내가 가야 할 길, 나에게도 꿈같은 게 뭐가 있었는데. 꿈이 있었는데.’


그러게. 나도 뭔가 꿈같은 게 있었는데. 침대 맡 눈물 자국처럼 있었던 것만 같다.

언제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있었던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