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 왜 문제는 결국 개인의 역량으로 귀결되는가

by 제이올로스

앞선 단계들에서 판단은 계속 미뤄졌다.

성과는 확신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리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했으며,

실험은 반복되었지만 남지 않았고,

전략은 고정되지 않은 채 이어졌으며,

브랜딩은 나중의 문제로 밀려났다.

이 모든 과정이 누적된 뒤,

조직은 마침내 하나의 질문에 도달한다.

“그래서 이게 왜 안 되는가.”

이 질문은 더 이상 활동이나 결과를 향하지 않는다.

대신 사람을 향한다.

누가 잘했는지, 누가 부족했는지,

어떤 역량이 모자랐는지를 묻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 지점에서 처음으로 명확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개인의 역량을 묻는 질문은 다루기 쉽다.

평가할 수 있고, 비교할 수 있으며,

설명도 간단하다.

무엇이 부족했는지 말할 수 있고,

다음에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질문은 빠르게 합의된다.

그러나 이 질문은 앞선 과정들을 모두 덮어버린다.

판단이 내려지지 않았던 순간들,

선택이 남지 않았던 시간들,

결정이 계속 유예되었던 상태는 더 이상 다뤄지지 않는다.

대신 결과는 개인의 몫으로 정리된다.

이때 개인은 설명의 대상이 된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왜 더 나아가지 못했는지를

사람의 능력과 태도로 해석한다.

조직은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느낀다.

개인의 역량은 비교 가능하고 평가 가능하다. 그래서 조직은 빠르게 결론에 도달한다. 누가 부족했는지, 무엇을 더 잘했어야 했는지를 정리하면 문제는 설명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결론은 앞선 과정들을 모두 덮어버린다. 판단이 내려지지 않았던 순간들, 선택이 남지 않았던 시간들은 더 이상 다뤄지지 않는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조직은 사람을 바꾸는 방식으로만 움직이게 된다. 그러나 구조는 그대로 남는다.

원인이 특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해석은 많은 것을 놓친다.

앞선 단계에서 아무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는 사실,

선택의 기준이 고정되지 않았다는 상태는

개인의 역량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은 사람에게 귀속된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조직은 배울 수 없게 된다.

사람을 바꾸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만 남는다.

그러나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도,

같은 상태는 다시 만들어진다.


결정되지 않은 구조는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개인의 역량으로 문제를 정리하는 순간,

조직은 가장 쉬운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중요한 질문을 놓친다.


무엇이 선택되지 않았는지,

어디에서 판단이 멈췄는지는 끝내 다뤄지지 않는다.

이 장에서 드러나는 것은 개인의 무능이 아니다.

문제가 사람에게 귀결되는 마지막 장면이다.

이 장면이 반복될수록,

조직은 더 많은 사람을 평가하지만,

같은 문제를 다시 만나게 된다.


정말로 문제는 개인의 역량이었을까.

아니면 그 개인이 무엇을 결정할 수 있었는지는,

처음부터 정해지지 않았던 것은 아까.

그리고 이 질문을 더 늦기 전에 멈춰 세우지 않는다면,

다음에는 무엇이 같은 방식으로 반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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