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이 고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판단의 우선순위가 자연스럽게 단기적인 쪽으로 기울어진다. 당장 눈에 보이는 반응, 바로 확인 가능한 변화가 먼저 다뤄진다. 그 과정에서 브랜딩은 늘 같은 위치에 놓인다. 중요하다는 말은 반복되지만, 지금 결정해야 할 문제로는 취급되지 않는다.
브랜딩이 뒤로 밀리는 이유는 필요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대부분의 조직은 브랜딩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다만 브랜딩이 무엇을 바꾸는지에 대해,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떤 판단이 가능한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래서 브랜딩은 늘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다루어질 주제가 된다.
앞선 단계에서 성과는 확신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리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했으며,
실험은 반복되었지만 축적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판단이 늘 미뤄진다.
판단이 미뤄질수록,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한 요소는 더 뒤로 밀린다.
이때 브랜딩은 설명의 대상이 된다.
왜 중요한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많아진다.
그러나 그 설명은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브랜딩이 나중의 문제가 되는 과정은 조용하다.
누군가 명시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단지 매번 우선순위에서 밀릴 뿐이다.
지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이유로,
브랜딩은 자연스럽게 대기 상태에 놓인다.
시간이 지나면서 브랜딩은 더 어려운 주제가 된다.
다루지 않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불분명해진다.
그래서 브랜딩은 더더욱 미뤄진다.
중요하지만 손대기 어려운 문제로 굳어진다.
이 과정에서 브랜딩은 종종 성과의 반대편에 놓인다.
단기적인 결과를 만드는 일과,
장기적인 인식을 쌓는 일이 분리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둘을 나누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다만 판단이 미뤄진 상태에서,
브랜딩은 항상 뒤쪽에 배치될 뿐이다.
브랜딩이 항상 나중의 문제로 밀리는 상태는, 단기 성과를 중시해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판단이 고정되지 않은 상태가 누적될수록, 브랜딩은 더욱 다루기 어려운 주제가 된다.
브랜딩은 즉각적인 변화로 확인되기 어렵다. 그래서 판단이 미뤄진 조직에서는 브랜딩을 다루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된다. 무엇을 바꿀 것인지보다, 언제 평가할 것인지가 먼저 떠오른다.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남는다.
하지 않겠다고 선택한 것이 아니라,
언제 할지를 정하지 않은 채 시간이 흘렀다.
이 미정 상태가 길어질수록,
브랜딩은 점점 조직의 바깥으로 밀려난다.
이 장에서 드러나는 것은 브랜딩의 중요성 문제가 아니다.
브랜딩이 계속해서 나중의 문제로 남게 되는 상태다.
이 상태가 이어질 때,
조직은 또 다른 방식으로 책임의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다.
브랜딩은 정말로 중요하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면 중요함을 다루기에는, 앞선 단계에서 멈춘 지점이 너무 많았던 것은 아닐까.
판단이 미뤄진 조직에서, 장기적인 선택은 어디로 밀려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