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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과의 만남

친구 시아버님의 영혼이야기

by 별새꽃



온라인에서 만나 20년 동안 함께 한 친구가 있다. 친구는 용인에 살기에 만나기는 쉽지 않다. 서로 가장 속 이야기를 많이 했다. 비슷한 환경이라 공감 능력이 서로 뛰어나다. 시댁 이야길 하게 되면 한도 끝도 없다. 처한 상황이 너무도 비슷하다. 형제만 있는 큰며느리 형제들 간에 사이가 안 좋은 것도 비슷하다 보니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시간이다.
시아버지에 대해서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뵌 적은 영정 사진으로 뵌 게 전부였다.

친구의 시아버지의 죽음을 내가 먼저 예지몽으로 꾸었다. 그게 전부인 나에게 어느 날 새벽에 찾아오셨다. 시아버지께서는 늘 새벽에 깨셨다고 했다. 그 시간에 자는 날 깨우셨다. 부탁이 있다고 들어달라고 때를 쓰셨다. 난 들어드릴 수 없다고 1시간 이상 실랑이를 해야만 했다. 하는 수 없이 말씀하시라 하니 친구를 부탁한다고 혼자 감당해야 할 짐이 너무도 많다고 고생을 너무 많이 시켰다고 형제들은 그 고생을 모르니 친구가 돌봐달라고 말이다.
4형제지만 서로가 사이가 좋지 않고 따로국밥으로 살아가고 친구는 잘 지내려고 애쓰며 살았지만 도움을 주긴커녕 늘 힘들게만 했는데 이젠 애쓰지 말고 친구의 건강 그리고 가족만 생각하며 살라고 하셨다.
난 그 내용을 친구에게 카톡으로 보냈다.
내가 보낸 내용을 적어서 불태우라고 하고 돌아셨는데
난 갑자기 오른쪽 다리를 절며 걸었다. 너무도 이상해서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시아버지께서 오른쪽 다리를 절으셨다고 중풍으로 인해서 너무도 놀랐다.
베란다에 난 소주 한잔을 따르고 절을 하며 빌었다. 걱정 마시고 편히 쉬세요. 친구 곁에서 힘이 되어주고 지켜줄 거라고 했다.
그렇게 빌어드리고 친구와 통화를 했는데 시아버지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었다고 내가 보낸 카톡을 보고 놀랬다고 고맙다 하며 자신도 시아버지께서 편히 쉬시라고 빌었다고 했다.

모든 행동은 내가 하지만 글을 쓸 때나 통화를 하게 되면 모든 기능은 마비되는 상태에서 행동을 한다.

사람의 인연이란 참 오묘하다. 어떻게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인연이 연결되어 있는지 가늠하기 힘들다. 늘 영들과 만나면 난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에 힘들었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받아들였을 때 편함이 느꼈다.
거부하면 할수록 힘든 것은 나였다.
영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남들과는 다른 경험으로 인해
마주하는 인연의 귀함을 알았다.
그것으로 난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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