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슬기는 바위를 들추면 많다 실할 굵은 것들이 굵은 것을 잡으려다 잘못하면 꼬르륵 물먹기 일쑤 바지를 잔뜩 접어 올려서 피가 통하지 않아 죽는 줄 알면서도 열을 올리며 주웠다. 다슬기는 물가 큰 바위를 좋아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다슬기를 잡으려다 바위 미끄러운 곳을 밟아 풍덩 빠져 옷을 다 적시면서도 좋다고
다슬기는 아버지 고무신에 넣는다 고무신으로 배도 만들어 띄우고 놀다 떠내려가면 허겁지겁 개헤엄으로 흘러내리는 바지를 움켜쥐고 달리다 물에 코 박아 물로 배를 채우면서도 신바람이 났다 다슬기는 된장 풀고 마늘 대만 넣어도 구수하다 옷핀으로 쪽쪽 빼먹는 맛은 죽음이다 뭔들 맛이 없을 수가 없던 시절 다슬기를 빼먹고 남은 국물에 수제비를 해서 먹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마당에 쑥 향 가득 멍석에 앉아 찐 옥수수 찐 감자 고야 한 대접 놓고 먹던 그 시절 은하수와 별은 쏟아지고 반딧불과 개구리울음소리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