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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보물상자

다슬기 잡던 시절

by 별새꽃 Dec 16. 2024



다슬기는 바위를 들추면 많다
실할 굵은 것들이
굵은 것을 잡으려다
잘못하면 꼬르륵 물먹기 일쑤
바지를 잔뜩 접어 올려서
피가 통하지 않아 죽는 줄 알면서도
열을 올리며 주웠다.
다슬기는 물가 큰 바위를 좋아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다슬기를 잡으려다 바위
미끄러운 곳을 밟아
풍덩 빠져 옷을 다 적시면서도 좋다고

다슬기는 아버지 고무신에 넣는다
고무신으로 배도 만들어 띄우고 놀다
떠내려가면 허겁지겁 개헤엄으로
흘러내리는 바지를 움켜쥐고 달리다
물에 코 박아 물로 배를 채우면서도
신바람이 났다
다슬기는 된장 풀고 마늘 대만 넣어도
구수하다
옷핀으로 쪽쪽 빼먹는 맛은 죽음이다
뭔들 맛이 없을 수가 없던 시절
다슬기를 빼먹고 남은 국물에
수제비를 해서 먹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마당에 쑥 향 가득 멍석에 앉아
찐 옥수수 찐 감자
고야 한 대접 놓고 먹던 그 시절
은하수와 별은 쏟아지고
반딧불과 개구리울음소리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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