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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밥상

입호강

by 별새꽃



겨울밥상은 늘 푸짐하다
직접 기른 콩나물로 콩나물밥
가을에 단맛을 듬뿍 담은 무밥
적당히 익은 김장김치로 김치밥
양념에 쓱쓱 비벼서 먹고
직접 재배한 콩으로 만든 청국장에 쓱쓱
두부를 만들고 비지로 만든 비지찌개
동치미와 섞박지 무 한입 베어 물면 최고
동지에는 팥죽
시래기밥, 옥수수밥, 콩밥, 팔밥
어쩜 종류도 많은지

봄이면 냉이밥에 달래장으로 쓱쓱
고들빼기 무침, 냉이무침, 종지나물무침, 고사리나물
쑥버무리, 돌미나리장떡, 개떡. 냉잇국. 쑥국.

여름이면 감자밥, 옥수수밥, 감자수제비, 강낭콩밥
밥만 먹어도 맛있다. 오이냉국 한 사발이면 거뜬하다.

가을이면 고구마밥, 동부콩밥, 밤밥,
계절마다 색다른 밥으로 즐거운 밥상이었다.

고기반찬보다 계절이 내어주는 재료로 해 먹던 그 시절
짜장면은 입학식 졸업식에 먹는 최고의 진수성찬
운동회에서 먹는 국밥은 별미
추수를 끝내고 난 논에서 주운 벼이삭으로 싸라기밥은 식량을 아끼기 위해 먹었던 밥
싸라기 쌀로 만든 거친 싸라기 떡.
일 년 농사를 마치고 조상에게 받치던 팥시루떡
무시루떡도 맛났다.

양푼에 아무거나 마구 넣고 덜지도 않고 마구 퍼먹었던 숟가락이 그립다.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으려고 몸을 밀치며 숟가락을 잡아채며 먹던 시간들
진수성찬이 따로 있나 맛나게 먹으면 장땡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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